“동료 선원 최씨 탈북 소식에 기뻐”

“시련 속에서 살아 온다는 게 꿈 같은 일 아니냐, 무사히 고향에 올 수 있으면 좋겠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에서 ’돈 많이 벌어 오겠다’며 오징어잡이 배 천왕호를 탔다 1975년 8월 납북, 재작년 8월 30년 만에 탈북해 고향으로 돌아왔던 고명섭(64.강릉)씨는 4일 동료 선원이었던 최욱일(67)씨의 탈북소식에 ’너무 기쁘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고씨와 최씨가 탄 천왕호는 선원 31명을 태우고 오징어가 많기로 유명한 동해상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

고씨는 “당시 최씨는 나보다 나이가 서너날 많은 선주의 동생으로 뱃일도 하고 어획물의 실적, 판매 등을 책임지는 사무장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최씨와 배를 같이 탄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씨는 “배를 탔을 때는 최씨와는 친한 것도 아니고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지만 1980년대 중반 평안남도 신양에서 동료 선원의 아버지 환갑잔치에 참석한 최씨를 납북 이후 처음으로 만났는데 알아 보겠더라”며 “같이 사진도 찍고 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고씨가 30년만에 꿈에 그리던 고향 땅, 오징어 냄새가 아직 풀풀나는 강릉시 주문진을 찾아 온 뒤에는 최씨의 부인 양정자(66)씨가 몇차례 찾아오거나 납북자 가족모임에서 남편의 안부와 소식을 묻곤 했는데 아는 게 별로 없었지만 아는 대로 전해 주긴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내 자신을 놓고 봐도 거기(북한)에서의 생활도 그렇고, 오는 과정도 힘든 시련의 연속이었을 텐데 고향을 찾아 살아 온다는 게 얼마나 꿈 같은 일이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면서도 “그러나 끝까지 무사히 가족들에게 잘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심장 등의 지병으로 서울의 병원을 오르내리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