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엘리트, 통독후에도 기득권 유지”

동서독 통일 후에도 옛 동독 엘리트들은 통일 이전에 비해 사회적 지위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옛 동독 출신 교수들이 18일 주장했다.

이날 한독사회학회가 동국대 문화관에서 베를린장벽 붕괴 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올리버 클로스 라이프찌히대학 교수는 “통일 독일은 구 동독 공산치하에서 희생당한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구 동독의 권력 엘리트 처리에 너무 관대했다”며 “이는 독일 통합조약에서 동독의 사법체계를 인정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독 엘리트 약 1천명이 부당행위로 판결받았지만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았고 실제 형집행을 당한 사람은 50명이하”라며 “이 때문에 구 공산당 출신의 한 작센주 의원은 ‘범인도 없고 희생자도 없다’고 비웃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3년전인 1986년부터 동독에서 인권운동단체를 결성, 민주화운동을 주도했고 환경운동과 사법정의 활동을 펴는 등 전환기 동독 변혁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중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동독 공산당이 통독후 좌파성향의 민주사회당으로 변신, 노동계급을 대변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은 동독의 집단적 이해를 표방하면서 동독지역의 권력 엘리트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독직후 동독의 국가안보부 출신들은 택시기사 등으로 전직했지만 보험회사들이 이들의 인맥을 활용하기 위해 이들을 다수 고용하기도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른 발제자인 미하엘 호프만 예나대 교수도 통일과정이 동독의 근대화를 이루기는 했지만 사회 주도층이 완전히 뒤바뀌는 혁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계급과 계층같은 수직적 지배관계 뿐 아니라 사회적 집단간의 문화적 차이와 같은 수평적 관계까지를 포괄한 이른바 ‘사회환경(Social Milieus)’ 개념을 적용했을 때, 동독지역 주민중 사회 기득권층, 즉 과거에 잘 나가던 사람들은 여전히 잘 나가 구 동독 시절의 관리, 정치가 등은 전직 장관 등 소수의 최상층을 제외하곤 대부분 통일후 보험, 금융 등의 분야로 자리를 옮겨 경제적 기득권층으로 남았다는 것.

통일후에도 옛 동독의 상층부에는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데 반해 근로자중 중산층에 해당하는 비율은 27%에서 12%로 줄어드는 등 전통적 노동자들의 영향력과 힘은 과거보다 더 줄어들었다고 호프만 교수는 말했다.

이는 구 동독 시절의 공업이 경쟁력을 상실해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한 데 따라 중산층 위치를 점하던 노동자들이 실업수당에 의존하는 하층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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