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강정구 직위해제 `일관성’ 논란

동국대가 26일 홍기삼 총장과 보직교수단이 참석하는 정책회의에서 국가보안법으로 불구속기소된 강정구 교수를 직위해제키로 결정한 데 대해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강 교수는 이번 ‘통일전쟁’ 발언 파문으로 불구속기소돼 관련 법률과 학칙에 따라 직위해제 결정이 됐지만 4년 전 ‘만경대 방명록 사건’때는 구속기소까지 됐는데도 직위해제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동국대의 이러한 인사조치에 대해 학문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학자적 양심을 최대한 보장하는데 앞장서야 할 대학이 지나치게 여론과 주위 상황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아직 이사회의 최종 결정이 남았지만 동국대는 강 교수 사건으로 학교 명예가 실추된 점을 감안해 사립학교법을 근거로 직위해제한다고 밝혔다.

동국대는 이번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에게는 교원 직위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사립학교법 조항(58조)을 근거삼아 강 교수에 대한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강 교수의 ‘통일전쟁’ 발언이 알려지자 보수단체와 학부모, 총동문회 등에서 강 교수에 대한 강력한 인사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동국대의 판단은 꼭 4년 전 자신들이 내린 판단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며 형평성이 결여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국대는 2001년 8월 평양을 방문한 강 교수가 이른바 ‘만경대 방명록 필화사건’으로 국보법위반 혐의로 구속수감되자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강 교수의 인사조치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당시에도 학칙 제48조 3항 ‘형사사건 등으로 기소된 자에게는 임명권자가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구속까지 돼 학교의 명예를 실추한 만큼 강 교수를 직위해제하라는 압박이 있었다.

그러나 동국대 이사회는 이듬해인 2002년 1월29일 당시 보석으로 석방된 강 교수에 대해 직위해제 건을 보류했다.

동국대 측은 이때 “아직 강 교수에 대한 선고공판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직위해 제한다는 것이 성급한 조치라는 것이 이사회의 판단인 것 같다”면서 “선고공판이 날 때까지 강 교수는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었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번 강 교수에 대한 비난여론이 수위가 높은 것을 감안했고 학교측도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응당한 조치를 약속했기 때문에 결정했다고 봐달라”며 “2002년처럼 이사회에서 직위해제가 보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측도 학문과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 때문에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만경대 방명록 사건 때보다 강 교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너무 강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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