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줄만 알았는데…”

충북 제천에 사는 김종구(64)씨는 28일 북녘에 있는 아버지 김병욱(84)씨와 화상상봉을 한다는 소식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시절 헤어져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지만 김씨는 단지 아버지라는 세 글자만으로 상봉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6.25 전쟁통에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뒤로 어머니마저 재가해 변변한 가족 사진한장 남아있지 않지만 김씨는 때론 흥분 속에, 때론 담담한 마음으로 부친의 기억을 더듬어 가고 있다.

30여년동안 지내온 아버지의 제사상을 접기로 했다는 김씨는 “좀 더 잘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화상상봉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씨는 “아버지가 가족을 찾는다는 말에 솔직히 놀랍기만 했다”며 “긴지 아닌지, 도무지 어떻게 된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씨는 “너무 어린시절에 아버지와 헤어져 얼굴조차 잘 떠오르지 않지만 어슴푸레 다가오는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려 애쓰고 있다”며 “사촌 내외와 함께 아버지를 만날 날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에 사는 남상현(50)씨도 57년전 행방불명돼 죽은 줄만 알았던 고모 남옥순(78.여)씨를 만날 생각에 들뜨기는 마찬가지.

‘이젠 그만 찾으라’는 점쟁이의 말만 믿고 십여년간 고모의 제사상을 차려왔다는 남씨는 지난해 여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전해들은 고모의 생존소식에 가족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일년여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남씨는 “화상상봉 날짜가 잡힌 뒤로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모두가 사진을 보며 고모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가족 분위기를 전했다.

남씨는 “뒤늦게나마 생존해있는 고모를 만날 수 있어 좋지만 고모나 아버지나 몸이 좋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며 “그래도 가족 모두가 단 한번만이라도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설레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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