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대 선발, ‘불편한 합의’ 할 수밖에 없는 北노동자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삼지연군 현대화 사업의 기한이 1,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국은 최대 2020년까지 이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대대적인 돌격대 동원에 나서고 있다.

북한에서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건설사업을 위해 임금을 주지 않는 돌격대를 차출해 건설현장에 동원한다. 돌격대는 공사가 끝나거나 동원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현장에서 숙식하며 건설 작업을 해야 한다.

돌격대는 주로 20∼40대 청장년이 모집 대상이 되는데, 최근 노동자들 사이에 생산단위와 비생산 단위(가동이 중단된 공장기업소) 노동자들 사이에 돌격대 동원에 차별이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무산광산 내에서 삼지연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돌격대를 선발하고 있다”며 “생산단위에서는 돌격대 선발이 면제되고 비생산단위에서만 선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광산이나 운수 단위는 정상적으로 생산을 하고 있지만 생필품 공장은 생산을 중단한 곳이 적지 않다”면서 “이러한 비생산단위는 툭하면 돌격대나 농촌동원에 불려나가기 일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은 공장에서도 돈 있는 사람들은 돌격대에 불려 나가는 것도 돈을 내고 가난한 집만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노동을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공장기업소 돌격대 차출(差出)에는 입사 순서에 따르는 관례가 있다. 통상적으로 회사에 가장 늦게 입사한 노동자가 돌격대에 불려 나간다. 그런데 최근에는 입사가 늦은 노동자들도 돈을 내고 돌격대를 면제 받으려는 행태가 많아졌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전국적인 건설사업이 진행되면서 돌격대 차출을 두고 공장 노동자들 간에 갈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반복된 돌격대 차출로 어려움을 겪은 무산광산 안명호(가명) 씨 사연을 전했다.

무산광산에서 채광이 중단된 작업반에 속한 탄광 노동자 안 씨는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삼지연군 건설현장에 돌격대로 복무하고 최근 복귀했다.

기간 만료로 직장에 복귀해서 부쩍 어려워진 가족의 생계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나설 참이었다. 돈주들과 상인들에게 돈을 빌려 아내와 함께 장사를 시작할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직장에 복귀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서 작업반장이 불러내 ‘돌격대 재차출’을 통보했다.

안 씨는 최초 차출 당시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입사 후배가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돌격대에 지원했다. 그런데 비 생산 작업반 노동자들을 다수 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 안 씨도 포함됐다. 탄광에 돈을 낸 노동자들은 여기서 제외됐다. 안 씨는 9월 하순부터 다시 삼지연 건설 현장으로 나가 1년간 돌격대 복무를 해야 한다.

소식통은 “최근 전국의 어느 기업소나 사회조직도 돈만 있으면 돌격대나 기타 동원을 면제받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면서 “가난한 집 사람들이 잘사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대신 돌격대에 나가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돌격대 급식 조건이 개선돼 먹는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삼지연꾸리기 사업에 돌격대로 나갔다 돌아온 노동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급식 상태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면서 “힘든 작업을 마치면 위에서 돼지고기를 내려서 사기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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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