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죄기’, 김정일 ‘선물통치’에 직격탄되나

정부의 천안함 대북 대응조치에 따라 김정일의 ‘선물통치’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추진 중인 비군사적 대북응징조치는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대북 금융제재 및 외화벌이 차단 ▲남북 교역 축소를 통한 북으로의 현금 유입 차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대북 조치를 보다 실효성을 갖기 위해 정부는▲제주해협 운항 금지 및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전면 불허 ▲무기 수출 차단을 위한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훈련에 참여할 것임을 밝혔다.


대북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정부의 조치가 북한으로의 ‘외화유입 차단’으로 직결돼 북한 김정일 체제유지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일 비자금 역할을 톡톡히 했던 ‘무기밀매’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체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적 고립 심화와 화폐개혁·시장폐쇄 등 대내외 상황 악화로 경제가 거의 붕괴된 상태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외화 수입을 얻을 수 없는 조건에서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외화유입 차단’ 조치는 김정일 체제 유지에 직접적 압박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무엇보다 김정일이 달러를 통해 북한의 수뇌부를 관리해왔다는 점에서도 ‘돈줄’ 차단은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의견이다. 김정일이 ‘선물정치’를 통해 당과 군 간부들을 관리해 왔고, 매해 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김정일은 벤츠, BMW 등 고가의 외제자동차를 매년 사들이고, ‘헤네시 VSOP 코냑’ 구입에 매년 65만 달러를 소비해 측근들 관리에 이용하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전언도 있다.


현금 유입 차단은 김정일 1인에게도 직접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에도 호화품들을 계속해서 사들여 국제사회의 빈축을 산 바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김정일은 초호화 이탈리아산 요트 2척을 구입하려다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이탈리아 당국에 압류 당했다. 당시 요트 2척의 구입 대금 1천300만유로(약 230억 원)는 유럽 금융당국에 의해 동결됐다.


‘대중 선물정치’에도 지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정일은 자신의 생일에 기념해 주민들에게 충성의 선물을 배급한다. 김일성 생일엔 ‘야외 축포’ 등 소모적인 각종 행사를 벌여 자신과 가족들의 치적을 내세우기도 한다.  


탈북자 김성만 씨는 “지난 2월 16일 김정일의 68회 생일에 청소년 학생의 충성맹세 모임, 업적 연구토론회, 우상화 영화상영, 체육대회 등 각종 경축 행사가 열어 많은 돈을 탕진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20일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 원을 들여 (김일성)생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며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살 수 있겠느냐’고 말해 김정일의 외화 탕진에 일침을 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김정일 정권이) 세계 고급자동차를 수입해 선물했다고 한다”며 “‘폭죽을 쏘려고 했는데 국민이 어려우니 안 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 참으로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김정일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체제결속’을 위한 ‘선물통치’에 매년 수천만 달러를 허비한다. 때문에 이번 천안함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차단하면 김정일의 최측근 관리를 비롯해 체제유지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고위 탈북자 A씨는 “김정일은 체제 유지의 핵심은 최측근을 비롯한 주요 기관장들에 대한 선물정치에 있다”면서 “해마다 중앙당에서 최측근뿐 아니라 보위부장, 안전부장 등에 선물을 보내는 데 만약 이러한 선물을 받지 않으면 이들 간부들이 심리적인 동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물은 장군님이 건재하다는 상징적인 의미인데, 만약 선물이 내려오지 않으면 김정일 리더십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현금 차단을 지속하면 김정일의 이러한 통치 방식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