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당장의 평화 살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 못돼”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폐기에 성공한다면, 이 틀을 ‘동북아 안보협의체’ 형태로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23일 ’21C 동서포럼'(대표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 주최 조찬 특강에서 “미국에 있는 동안 6자회담이 타결됐다. 회담 타결 자체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겨우 내딛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만난 한반도 관련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미국도 이번엔 속지 않겠다. 북핵을 끝까지 완전 폐기시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계속 진행될 핵시설과 핵무기 폐기 과정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것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고도 북한이 또 다시 약속을 어긴다면 아마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전 대표는 “돈으로 좋은 침대는 살 수 있어도, 꿀 맛 같은 잠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돈으로 당장의 평화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진정한 평화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이룰 외교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원칙있는 정책으로 변화를 이끌어 북핵을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6자회담이 북핵폐기에 성공한다면 그 틀을 더욱 발전시켜서 우리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동북아안보협의체 형태로 키워가야 한다”며 “이런 얘기를 (방미기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도 했는데 라이스 장관도 크게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번에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한미 당국간의 신뢰가 상당히 훼손돼 동맹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약화된 것”이라며”이제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비전을 세울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한미동맹은 정치·군사적 측면에서의 역할 확대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무엇보다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가치동맹’ 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번에 미국에 가서 한반도 정책결정자들에게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전시작통권을 이양하려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주한미군의 감축과 재배치가 추진되고, 한미연합사 해체논의를 보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