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동조자는 법정으로” 메시지 보내야

▲ 21일 열린 ‘6자회담과 북한인권’ 국제포럼 기자회견 ⓒ데일리NK

21일 개막된 북한인권국제포럼 참석자들은 북한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북한의 실질적인 인권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날 북한민주화위원회(북민위)와 프리덤하우스가 최근의 북한수용소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개선에 관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북한주민의 의식개선 뿐 아니라 독재정권 및 정권 동조자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발표된 ‘잔인함의 집결’(Concentrations of Inhumanity) 제목의 북한인권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데이비드 호크 국제앰네스티(AI) 미국지부 전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침해 수위가 반인륜적 범죄로까지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북한은 국제기준에 따라 노동수용소인 관리소에 필요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북한 정치범수용소인 ‘관리소’와 노동수용소인 통제구역 출신 탈북자들과의 최근 인터뷰를 국제형사재판소(ICC) 관련법을 바탕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호크 전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긍정적인 인권개선이 없었다”면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의 인식을 높이고 비난 강도를 높여간다면 수년이 지나서 실제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국제사회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국제사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압력은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북한 인권은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심해지면서 탈북자들에 대한 탄압과 처벌이 완화됐다”면서 “이에 따라 주민들이 과거에 비해 자유스럽게 중국을 왕래하게 돼 북한에 외부소식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에 비해 북한 주민들의 지식수준이 상당히 높아지고, 북한에서 벌어진 일들에 북한 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시민의식도 고양됐다”면서 “나아가서는 주민들이 보위부에 저항하는 등 초기 저항의식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의식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토마스 밀리아 프리덤하우스 사무부총장은 “우리의 목적은 북한에서 어떤 일 이뤄지는지 세계가 알도록 하고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알고 있다는 것을 북한정권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고 말했다.

밀리아 사무부총장은 이에 대해 “북한정권에 동조하는 부류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어쩔 수없이 참여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이 사람들에게도 언젠간 국제법정에 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탄압과 최악의 인권환경은 정치적 불안정과 대규모 폭동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안보와 인권문제는 서로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두 문제를 독립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6자회담과 북한인권’ 국제포럼은 이어 6자회담과 북한 인권문제 연계 방안 및 북한판 헬싱키 프로세스의 접근 가능성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