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광우병쇠고기’ 먹은 김정일은 광우병 걸릴까요?

I.
광우병 논란이 광풍처럼 한국사회를 할퀴고 있다. 지지대가 약해지면서 정부는 폭풍 속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흔들리고 있다. 원래 정권에 적대적이던 언론은 물론, 보수언론도 이대통령의 정치력 부재, 인사실패 등에 대해서 일제히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비난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의 깊이 없는 ‘실용주의’가 친북좌파세력이 엄존하는 현실에서 “당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있다. 이대통령이 정치를 혐오하여 보수세력을 융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리고 그의 인사실패가 국민의 지지도를 반감시켰다는 장탄식이 있다. 모두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아니다.

II.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되었던 MBC-TV의 “PD 수첩”은 영상언어(Media Literacy)와 과학적 판단의 기준을 정확히 모르는 일반 시청자들을 사실 호도와 왜곡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하여 확신시킨 전형적 선동작품이다.

실은 이번 사태를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미국산 쇠고기가 ‘PD 수첩’이 주장하듯 그렇게 엉망으로 관리되어 위험하다면 그들은 다음과 같은 4가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1. 세계 최대의 소 사육국인 미국에서 광우병이 지금까지 단 2건 발생하였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 광우병 위험이 그렇게 높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사는 미국인과, 여기에 추가해서 각종 내장도 즐겨먹는 재미 한국교민들에게서 인간 광우병이 왜 발병하지 않았는가?
3. 그렇게 허술한 광우병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정부는 국민건강을 완전히 무시하는 ‘미친’ 정부인가?
4. 한국에서 광우병 예방조치는 도대체 어떤 수준이기에 한국인은 미국소만 수입 안되면 광우병에서 안전하다고 믿는가?

물론 정부가 그 진상을 수십 차례 밝힌 내용들이다. 그러나 선동자들은 다른 대답을 뿌리고 있다. 미국의 광우병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의 상당부분이 인간광우병이다. 광우병은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더 기다려 봐야 안다. 미국사람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수입고기만 먹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먹지 않는다. 미국정부는 축산업자의 로비에 넘어갔다. 한우에 대해서는 묻지 말라 등등.

이 모든 미확인 정보는 실은 그 진위 여부를 매우 쉽게 가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모두 거짓말이다. 그러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져 놓은 허위사실을 일일이 지적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지치기 마련이다. 게다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정부가 여러 실책을 하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발언을 해야 할 지식인들도 들불처럼 번져가는 거짓의 화염을 강건너 불 보듯 하게 되었다.

III.
그렇다면 광우병 공세의 목적은 무엇인가? 미군 장갑차 사건부터 평택시위, 인천시위 등의 주역인 친북좌파들이 광우병 파동에 뛰어든 것이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우선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2000년 11월 독일에서 광우병이 처음 발생하여 독일 정부가 약 40만 마리의 광우병 위험소를 도축·폐기하려 하자, 2001년 1월 김정일은 평양에서 의료활동을 하던 ‘카프 아나무르'(국경없는 의사회)를 통해 20만 마리 분의 광우병 위험쇠고기를 북한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였다. 독일정부는 처음에는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타국으로 넘긴다는 것에 난색을 표했지만 결국 수용하였다. 굶어 죽는 것보다 광우병 쇠고기를 먹는 것이 이성적 판단이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런 김정일 정권과 남한의 친북좌파세력은 “미국놈의 미친소”를 수입하려는 “이명박 역도 패당”을 몰아내자고 매일 입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실제로 먹어본 김정일이 제일 잘 알 것이다.

한마디로 이런 광풍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김정일 정권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한국정부는 향후 10년 북한의 수령세습체제를 끝장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파상공세는 결코 일회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목표는 우선 ‘10.4선언이라는 전대미문의 퍼주기에 동의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를 강압으로 길들이고, 동시에 지금부터 다음 대선까지 파상공세를 통해 보수정권의 재집권을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김정일 정권의 당면목표는 장마당을 억누르고 과거의 사회주의 통제경제로 돌아가는 것이며, 이에 필요한 현금과 물자를 한국에서 뜯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김정일이 후계자에게 왕국을 물려줄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IV.
그러나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할 점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선동의 가능성과 위력이다. 국민여론이 곧 권력기반인 대중사회에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론을 자기편으로 끌어드리려는 경향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는 사실을 과장하는 데에 그치는 ‘선전’을 넘어서서, 국민 스스로가 세뇌의 대상이자 세뇌의 주체로 적극 기능하는 ‘선동’이 더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선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보이고 또 원산지를 벗어나 확대 재생산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대재생산이 몇 바퀴를 돌아 세가 급격히 한쪽으로 기울면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입을 다물게 되어 있다.

국민을 선동시키는 고전적인 주제는 인종, 종교, 성, 지역감정이었다. 여기에 위생이 추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치는 유대인과 질병을 간접적으로 연결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히틀러의 반유대주의 선동영화 “영원한 유대인(Der Ewige Jude, 1940)”이 그것이다.19세기와 20세기에 유대인은 동유럽에서 유럽과 전세계의 도시들로 쏟아져 나왔다.

재미있는 점은 나치가 유대인이 동물을 도축하는 과정과 독일인의 도축과정을 비교하면서 전자를 비인간, 비위생으로 몰아갔다는 점이다. 병균과 같은 질병의 원인은 눈에 안보이기에, 특정 부류에 덮어씌우면 인간의 지각방식을 통째로 바꾸어 더 눈에 보이도록 만든다.

쥐들이 페스트, 문둥병, 티푸스, 콜레라와 같은 질병을 옮기듯이…. 쥐들은 몰려다니며 인간의 먹을 것과 물건들을 파괴하고, 쥐들처럼 유대인은 간교하고 비겁하며 잔인하고, 지하에서 세계를 파괴할 음모를 꾸민다.이른바 종교적 이유로 유대인들은 살아 있는 동물을 피를 흘리게 하고, 그 고기를 먹는다. 이 사진은 유대인이 얼마나 잔인하게 도축하는지를 증명한다. 또한 경건한 종교라는 미명 하에 둔하고 거친 성격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위생이 선동의 단골주제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보면 광우병이 눈에 보이도록 만들고, 미국소의 뼈와 내장을 고아 만든 곰탕은 광우병 인자를 고아내는 ‘광우탕’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미국인을 보면 광우병을 퍼뜨리는 인간말종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여기서 선동에 대처하는 방법의 일단이 드러난다. 선동의 근저에는 허위가 있고, 진실을 밝히면 선동도 무너져야 하지만 실제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선동은 매우 교묘하게 꾸며져, 마치 사실처럼 권위의 외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인이나 관료, 정치인이 진실을 말하더라도 그것은 선동이 갖춘 권위의 외양을 뚫지 못한다. 오로지 ‘권위가 있는 집단’만이 허위의 갑옷을 뚫고 선동을 붕괴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이런 전문가 집단이 객관적 판단을 하려면 자신이 대중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광우병 광풍은 이런 장치가 한국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V.
이번 광우병 광풍으로부터 정부와 김정일 체제와 싸우는 시민단체나 지식인들은 중요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 각료들 뿐 아니라 대통령도 이런 파상공세에 무력하게 손을 들었다. “이명박 역도 패당”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정부 곳곳에서 북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막기 위해서라면 북한에 쌀을 과거처럼 ‘묻지마 퍼주기 방식’으로 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정일이 주도 하는 통일방식을 선호하는 자들이 이번 사태에서 확인한 이명박 정부의 허약성을 간과할 리가 없다. 자신의 명줄에 비수를 겨누어도 돈과 물자를 퍼주겠다는 한국정부, 선동이 진실을 쉽게 눌러버릴 수 있는 논쟁 수준, 베트콩식 게릴라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한국의 인터넷 문화, 확실하게 버텨주는 좌파 언론들을 놓고 볼 때 반드시 또 다른 선동이 시도될 것이다. 이것이 광우병 광풍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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