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표시 한반도기 ‘불발’

남북한이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독도가 새겨진 한반도기를 사용하기로 합의했지만 남북 당사자들의 준비 부족과 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의 협조가 따르지 않아 불발되고 말았다.

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공동입장한 남북한의 공동기수 이규섭과 리금숙이 한반도기를 높이 치켜들었지만 한반도기에는 제주도만 그려져 있을 뿐 그 어디에도 독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개회식 직전에야 이 사실을 안 한국선수단은 조직위측에 문의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새로 제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백성일 국제부장은 “모든 국제대회에서 참가국들의 국기는 조직위원회에서 제작을 하는데 DAGOC이 이미 오래 전에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를 만든 뒤 시간이 없어 새로 제작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반도가 새겨진 단일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였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진 이 단일기는 양측 합의에 따라 한반도와 제주도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었지만 독도와 마라도, 마안도 등 기타 섬들은 제외시켰다.

이후 이 단일기는 남북 공동입장이 처음 성사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 7차례 모두 사용됐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끊임없이 영유권을 둘러싸고 억지 주장을 펴면서 독도를 표시해야 한다는 정서가 확산됐고 종전 한반도기를 수정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부는 한반도기에 독도를 그려넣는 방안을 북측에 제의하기로 결정했고 30일 도하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하게 됐다.

KOC는 독도를 새겨넣기로 합의한 직후 DAGOC에 남북한의 개회식 공동입장과 한반도기에 독도를 넣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조직위가 미처 제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지난 달 22일 통일부가 독도를 새긴 한반도기를 북측에 제안하기로 입장을 정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DAGOC에도 이같은 방침을 미리 전달하지 못한 것은 실책으로 지적된다.

결국 남북한은 독도가 그려진 새로운 한반도기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국제스포츠계에서 분명히 전달하려 했지만 준비 부족과 조직위의 비협조로 그 의미가 무색해지고 말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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