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NEACD 북핵논의 관전법

▲ 남북 6자회담대표 접촉

▲ 남북 6자회담대표 접촉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NEACD(동북아시아협력대화)를 계기로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간의 장외접촉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적어도 위폐 문제와 관련해 미 행정부가 ‘어떤 양보도 할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교착된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북한은 8일 남북, 9일 북일 접촉에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으나 10일 북중 접촉을 포함한 다양한 양자, 다자접촉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신언상(申彦祥) 통일부 차관이 이날 K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NEACD 기간의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 “극적인 반전이 있을 수 있으니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그러한 기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북한의 입장은 미 행정부가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남북접촉에서 그동안 최대의 유연성을 보여왔다면서 BDA 제재 해제는 최소한의 요구로 이를 미 측에 전달해달라고 우리 측의 천영우(千英宇) 수석대표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미 지난 달 7일 뉴욕접촉에서 BDA 제재 해제가 회담 복귀의 선결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북한의 리 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미 측에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미 행정부가 자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는 커녕 위폐 문제와 관련해 오히려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 조치가 있어야 하며 그 조치는 BDA해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조건없는 회담 복귀를 주장하면서 “6자회담에 복귀하면 그 안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고 지금까지 그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선(先) BDA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면 미국은 ‘무조건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BDA 사건과 관련, 중국 당국은 ‘규정위반 한 두건이 나왔다’고 조사결과를 밝혔으나 미 행정부는 지난 1월 마카오 현지조사에 이어 돈세탁 등의 금융거래 내역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중이다.

BDA에는 북한 고위관리들의 명의로 된 50개의 계좌에 2천400만달러 가량이 예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는 “NEACD 기간에 북미 접촉의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면서도 “북중 접촉 등의 추가적인 접촉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아직 북한을 설득할 다양한 접촉이 예정돼 있는 만큼 북한이 변화를 보일 여지가 남아있다는 기대가 담겨 있어 보인다.

도쿄 NEACD에 이례적으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참석해 미측의 힐 차관보를 만나겠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 수석대표간 회동이 성사될 경우 북측이 종전과는 다른 태도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의중을 탐색하기 위한 남북, 북일 접촉 등에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탐색용 카드를 내놨다면 본 게임인 북미접촉에서는 준비해온 ‘진짜 카드’를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것.

이와 관련해 북한이 뉴욕접촉에서 미국의 권유사항인 APG(아시아태평양자금세탁 방지기구) 가입을 수락하는 전향적인 결단을 내놓거나 BDA 문제와 관련해 입장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도쿄 NEACD에서 북미회동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하는 가 하면 양자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까닭이 대화 재개를 위해 자국은 할 바를 다했다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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