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자’ 카라지치, 31일 첫 법정 출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30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로 전격 인도된 보스니아 내전 전범 용의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31일 법정에 첫 출두한다.

‘발칸의 도살자’로 불리는 카라지치는 헤이그 현지시간으로 31일 오후 4시 ICTY 제1법정, 알폰스 오리에 판사 앞에 서게 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들은 네덜란드 출신 오리에 판사가 카라지치에게 11개의 죄목에 대해 유․무죄 여부를 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의 변호인 스베타 부야치치는 카라지치가 ICTY 규정이 허락하는 최장 30일이 경과할 때까지는 개별 죄목에 대한 유․무죄 여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지치는 30일 새벽 베오그라드의 수감시설을 떠나 비밀경찰의 호송 아래 공항으로 이동했으며 세르비아 정부가 제공한 항공편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공항에 도착, 곧바로 헤이그 근교의 셰베닝겐 교도소에 수감됐다.

한편, 보스니아 전범재판소는 지난 29일 1995년 스레브레니차 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카라지치가 체포된 지 1주일 만에 이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전범 7명에 대해 각각 38에서 4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힐모 부치니치 판사는 “1995년 7월13일 하루에 이들에 의해 살해된 무슬림들의 정확한 숫자는 헤아리기가 불가능하다”며 “그들은 스레브레니차에서 보스니아 무슬림들을 영원히 제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백 명의 이슬람교도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무슬림들을 향해 총을 쏘거나 수류탄을 던졌고 일부는 크라비체 마을 창고에 가둔 1천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창문을 통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했다고 밝혔다.

2010년 활동이 종료될 ICTY의 역할을 분담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보스니아 전범재판소가 스레브레니차 학살 관련 전범들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만큼 카라지치에 역시 중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전망이다. ICTY는 ‘사형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어, 카라지치는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은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유엔이 ‘안전 지역’으로 선포한 피난민 주거지인 스레브레니차를 세르비아군이 침공, 7천명의 이슬람교도들을 살해한 사건으로 2차 대전 후 유럽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 가운데 가장 잔학했던 것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