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타락 치닫는 남북협력기금에 칼을 대라

남북교류와 대북지원에 사용되는 ‘남북교류협력기금’에 대한 전용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대북 퍼주기용 금고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작년 12월 대북지원단체가 북한에 손수레를 지원한다며 서류를 허위로 꾸며 협력기금에서 2억4천여만 원을 타내는가 하면, 북한에 있는 병원 창틀을 개보수 한다며 정부로부터 2억여 원을 지원받고는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분량을 보내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엔 골프와 아리랑 공연 관람, 묘향산 등반 등이 포함된 민간교류행사에 7천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달엔 북핵 2.13 합의에 따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했을 경우 지원키로 한 중유 5만t 지원을 위해 성급하게 선박업체와 계약을 했다가 36억 원을 날린 것도 모두 협력기금에서 나왔다.

이와 함께 법률상 북측기관으로 설립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분양 공장 건설비용에 소요될 234억 원을 전액 협력기금에서 무상 지원키로 했다. 실제 운영은 남측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엄연한 북측기관을 협력기금에서 무상 지원하기로 한 것은 엄연한 편법이다.

뿐만 아니라 협력기금의 부채비율 증가와 대북 대출금 회수 불확실성도 논란이다. 협력기금 2005년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금자산 2조7천70억 원 중 자본은 8천688억 원, 부채는 1조8천382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211.6%나 됐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협력기금에 대한 통일부의 자의적 운용 부분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1991~2006년 동안 사용된 협력기금 4조1천253억원의 94.2%인 3조 8천 845억 원이 기금용도 조항 중 ‘기타’ 항목에 의거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협력기금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화해협력’이라는 정부의 대북정책 명분 때문에 지금껏 한 번도 감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올해도 감사원은 협력기금에 대한 감사를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협력기금 집행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의 성격이 강해 감사를 통한 합리적 정책 대안 제시가 곤란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윤철 감사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감사로 접근할 사항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힌 것을 뒤집은 것이다.

국민혈세로 조성되는 협력기금은 그 효과를 따져 알뜰하게 써야할 돈이다. 면밀한 타산없이 지원해온 관행 때문에 일부에서는 눈먼 돈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를 빙자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감사원의 역할이 국민들이 낸 세금을 정부가 어떻게 집행하는지를 검증하는 곳이지 정치적 행위를 가리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이는 감사원 말대로 협력기금이 정부의 ‘고도의 정치적 행위’에 의해 집행되기 때문에 감사를 통해 모두 밝혀낼 경우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 암묵적 양해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북한에 다 줘도 결국은 남는 장사”라는 대통령과, “북한에 많이 주지도 않으면서 ‘퍼준다’고 이야기한다면 받는 사람의 기분은 말할 수 없을 것”이는 통일부 장관의 인식 상태를 볼 때 협력기금 사용에 대한 적법성 논란은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

협력기금에 대한 대통령과 주무 장관의 인식이 이러한 데 북측이 협력기금을 ‘현금자동인출기’ 쯤으로 인식하는 것도 결코 놀랄 일은 아니다. 국민들은 열심히 돈 벌어 자동인출기에 현금을 채워주면, 정부는 생색내며 ‘퍼주는’ 역할만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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