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 진실보도, 北당국 ‘對南 신경질’ 더 많을 것

북한 당국이 치졸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금강산에서 열리는 6․15 기념행사에 평소 북한인권문제를 지적했던 데일리엔케이 기자의 방북 취재를 불허한 것이다. 그것도 다른 언론사 기자들의 방북은 그대로 허용하면서 유일하게 데일리엔케이 기자에 대해서만 브레이크를 걸었다.

15일과 16일 양 일간 금강산에서 ‘6.15공동선언 8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앞두고 남북 6.15통일대회 대표단은 당초 10개 언론사 12명의 남측 기자를 초청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통일부 출입기자들이 순번제로 ‘공동취재단’을 꾸려 방북 취재를 해온 대로 이번에는 데일리엔케이 기자가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6.15행사 북측 준비위원회가 데일리엔케이 정재성 기자에 대한 초청장을 방북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 해버렸다. “초청장이 잘못 됐다”는 이유였다.

북한 당국이 ‘남과 북의 대동단결’을 부르짖는 6․15 행사에 특정 언론을 배제하고 나온 것은 해당 언론사에게도 무례한 행동이지만 남한사회의 규범과 상식을 모독하는 몰상식한 행위다. 데일리엔케이가 취재를 위해 개별 방북을 신청한 것도 아니고, 공동취재단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이 한국의 언론까지 입맛에 따라 손에 쥐고 흔드는 ‘길들이기’ 하고 있다는 차원을 넘어, 그들이 한국사회 자체를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나 통일부 장관조차 ‘대화를 원하면 고개를 숙여라, 대화를 원하면 선물을 준비해라’는 식으로 ‘길들이기’를 즐겨했던 북한 당국의 전례를 볼 때 이번일은 오히려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요즘 북한 당국은 민간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물품을 갖고 방북하는 것조차 당당하게 ‘뒷돈’을 요구한다. 이것이 바로 ‘햇볕정책 10년’이 만들어 온 씁쓸한 ‘희극’의 한 장면이다.

이렇게 북한당국의 버릇을 잘못 들여놓고도 햇볕주의자들은 지난 12일 ‘햇볕정책이 남북간 신뢰를 높이고 한반도 평화에 크게 공헌했다’고 자화자찬을 벌이며 축배를 들었다. 북측의 무례함을 꾸짖으려고 보니 우리 사회의 한심한 몰골이 더 망신스럽다.

북한은 진실에 접근하면 할수록 수령독재의 모순이 더욱 적나라하게 목격되는 사회다. 김정일 독재정권이 얼마나 세계를 속이고 자국민들을 속이고 있는지, 스스로 금과옥조처럼 아끼는 ‘대원칙’들을 얼마나 쉽게 기만하는지 금방 알게 된다. 일반 주민들의 생활 정보만 갖고도 김정일 정권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정권인지 그 실체가 저절로 낱낱이 밝혀진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에게 독재의 진실을 전하는 언론이 반가울 리 없다. 북한주민들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언론이 당연히 거슬릴 것이다. 자유로운 언론과 독재정권이 같은 하늘 아래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인류역사가 보여준 최소한의 상식이다.

북한사회의 진실 보도에 앞장서는 언론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신경질’은 앞으로 그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언론뿐만 아니라, 학계, 정부부서와 당국자, 북한관련 NGO들까지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데일리엔케이가 이번 6․15 행사 공동취재단에서 유일하게 방북 불허 언론으로 꼽힌 것에 대해 오히려 ‘쾌감’을 느끼는 독자들이 많다. 본래 독재정권의 성채에 소리 없이 파고들어 그 토대를 허무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정권이 상식이 통하는 정권으로 바뀌는데 있어 언론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앞으로의 통일과정에서 우리 언론이 남북관계에서 남남(南南)갈등에 일조하는 조연(助演)이었는지,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주연(主演)으로 기억될지는 앞으로 역사가 판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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