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 北슈퍼노트 직접구입 위폐확인














▲데일리NK가 5일 입수, 외환은행이 위폐로 확인한 ‘2003년 북한 슈퍼노트’
데일리NK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형 쟁점으로 떠오른 북한산 위조달러 ‘슈퍼노트’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위조달러를 직접 구입, 이를 한국 외환은행에 정밀감식을 받아보기로 했다.

위 사진은 데일리NK가 3일 중국 단둥(丹東)에서 구입한 북한산 위폐 ‘슈퍼노트’를 5일 오후 3시경 한국 외환은행 본점에 의뢰, 위조달러로 판정받은 100달러짜리 ‘2003년 북한 슈퍼노트’다.

다음은 데일리NK가 위 북한산 위조달러 ‘슈퍼노트’를 구입하고 한국외환은행에 감식을 받게된 전 과정이다.

2일 오후 위폐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국 단둥에 도착한 데일리NK 특파원은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북한과 무역을 하는 한 업자를 소개받았다. 중국 단둥시 개발구(開發區)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는 중국 K무역회사 소속 무역업자 이모씨를 소개받은 특파원은 최근에 나온 북한의 100달러 위조지폐를 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씨는 웃으면서 “그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다음날 오전 다시 만나기로 하고 이씨와 헤어졌다.

3일 오전 단둥 시내 모처 차집에서 이씨를 만나 ‘물건’을 건네받았다. 그는 뭉치돈에서 100달러 1장을 꺼냈다. 그 대가로 80달러를 지불했다. 이씨는 북한 무역업자를 직접 만나게 되면 처음에는 80달러를, 그 다음에는 70달러를 부른다고 했다.

이씨는 특파원에게 “북한 ‘대방’(大房•무역업자)’으로부터 직접 입수한 100달러 위조지폐인데 상태가 좋다”면서 “그쪽(무역업자)으로부터 70달러에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또는 인민무력부 소속 무역업자들을 두 세 번 접촉하면 한결같이 위조달러를 팔아달라는 부탁을 한다는 것이다.

북한 무역회사가 나와있는 단둥과 창바이(長白), 투먼(圖們) 등에서는 일상적인 위조달러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이씨는 말했다. 단둥에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운영하는 신흥무역회사, 인민무력부가 운영하는 ‘3000국(후방총국 지칭) **기지’ 등이 있다.

자리에 함께 동석한 한국인 무역업자 심 모씨는 “위조달러 거래 이외에도 중국 위안화도 위조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이 지역에서는 대부분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北 무역업자, 위폐거래 후 마약거래 시도

그는 “중국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미 간 위폐문제가 심각해지면 위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 이 지역 위폐 거래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위조지폐 거래가 이루어지고 나면 마약이 그 다음 수순이 된다”면서 “마약은 위폐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파원은 4일 슈퍼노트를 국내로 보내왔다. 4일 오후 슈퍼노트를 전해받은 데일리NK 취재부는 5일 외환은행 본점을 방문, 슈퍼노트의 진위 여부를 검증받았다.

5일 오후 데일리NK가 입수한 슈퍼노트를 정밀 감식한 외환은행 본점 금융기관 영업부 서태석(徐太錫) 부장(외국화폐 감식전문)은 “정교하게 위조된 슈퍼노트가 분명하다”면서 “2001년산 슈퍼노트는 흔하게 유통되지만 제작연도가 2003년으로 표기된 슈퍼노트는 국내에서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슈퍼노트를 정밀 감식한 후 “기본적으로 진폐와 달리 종이 재질이 다르고 인쇄상태가 조잡하지만 이 슈퍼노트는 유통된 위폐 중에 가장 정밀하게 제작된 위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3년 슈퍼노트는 2005년 10월부터 본격 유통됐기 때문에 구 위폐감별기를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에서는 식별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80년대 초반 이전부터 위폐 제작했을 것”

서 부장은 “직접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폐만을 가지고는 어느 나라에서 제작된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위폐가 북한에서 제작된 것이 확실해지면 상당히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이 재질과 100달러 짜리 프랭클린 사진 옆 ‘UNITED STATES’라고 써진 부분의 ‘N’자 위 홈에 흰색 사선이 있는 것과 사진 왼쪽 화폐를 제작하는 주정부를 뜻하는 독수리 그림 밑 포도송이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외에도 수 십 가지가 넘는 진폐와의 차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9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대북사업에 종사했던 K씨는 “지금부터 11년 전(1995년 경) 평양을 방문했을 때, 안내원으로부터 100달러를 30달러에 구입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왔다”면서 “당시에 기념으로 30달러에 구입해 외환은행에 감식을 의뢰하니 위폐라는 판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입수한 위폐를 아직 보관 중에 있다.

K씨는 “당시 단둥에서도 대북사업에 종사하는 다수의 한국 무역업자들이 북한의 위폐를 중간 거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서 “그 당시 사건으로 미루어 보건대 북한의 달러 위조는 80년대 초반 이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외환은행에서 진폐와 위폐를 비교하는 모습(上 진폐, 下 위폐)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다














▲외환은행 최신 위폐감별기에서 위폐로 판정되고 위는 북한산 수퍼노트














▲ 서 부장이 수퍼노트의 진위를 판정할 수 있는 부분을 가르키고 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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