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 로이 동서센터 연구원

데니 로이 미국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소(동서센터) 선임연구원은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충분한 조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 연구원은 9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자 간 상호 관심사를 의제로 올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특히 대북특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한.미정상이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로이 연구원은 한.미 FTA 문제와 관련, 미국 의회에서 이를 비준동의해주는 대가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지원 약속을 받아내려는 `거래’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로이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는가.

▲양자간 관심사안이 전부 다뤄지면 더 없이 좋겠지만,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충분한 의견조율, 아니면 적어도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두 정상이 대북 문제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는 너무 민감한 문제여서 언급하기가 곤란하다.

–한.미 정상이 회담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요구에 북한이 응하리라고 생각하는가.

▲한.미 정상이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종전과 같은 6자회담 틀로는 북한이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자신들의 체제보장에 관심이 있는 듯하며, 핵과 미사일 실험은 6자회담에서의 협상력 제고보다는 내부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한.미 정상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한목소리로 요구하더라도 그 결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한.미 FTA와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확실한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미국의 우려를 씻어줄 만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미FTA가 양국에 상호 호혜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줄곧 미국이 충분한 이득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미 의회 역시 회의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의 미의회 비준동의를 대가로 한국의 아프간 지원을 견인해 내려할 가능성은 없는가.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문제를 다루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한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주기만 하고 받은 것은 없이 귀국했다는 인식이 한국에서 제기된다면 이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주게 되고, 한.미 관계도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전시 작전권 이양을 늦춰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은.

▲그건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 문제를 미국 국방부가 어떻게 볼 것이냐가 관건이다. 동맹에 좋은 것이 반드시 미국에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정권교체로 미 군부에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선 것이 이 문제를 기왕의 합의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미국이 억류 여기자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특사파견을 검토하고 있는데,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인식을 공유할 가능성은.

▲미국 행정부가 그간 두 여기자들의 재판 이후 취할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이런 문제가 논의될지는 모르겠다.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이런 특사파견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 정상이 공조를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단 이는 미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은 특사파견시 6자회담 재개 등과 같은 한반도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길 희망할테지만, 미국은 일단 여기자 억류라는 인도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다 만일 특사파견 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특사파견은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놀아났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