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위원 “북한 김정은 訪中 원하지만 중국 거절”

 



▲덩위원(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前부편집장이 21일 최근 변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종익 기자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쉐시(學習)시보의 전 부편심(副編審) 덩위원(鄧聿文·46) 씨는 북한이 지금과 같이 한반도 긴장 상태를 지속하면서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중국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믿음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덩 전 위원은 (사)행복한통일로·새날을여는사람들·(사)신문명정책연구원이 21일 공동 주최한 ‘북한의 핵문제와 중국의 한반도 정책’ 심포지엄에서 “(중국의) 대북정책은 더욱더 이성적으로 변할 것이며, 북한을 위해 중재를 하면서 한쪽(북한) 편을 드는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북중 혈맹 관계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덩 전 위원은 그러면서 북중 관계를 예전의 관계로 되돌릴 방법은 오직 한가지라고 전제하면서 “중국의 외부안전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어 부득이하게 북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형성될 때”라고 가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지식인층이나 지도부 역시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방향에서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덩 전 위원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교장을 맡았던 중앙당교 기관지 쉐시시보의 부편심으로 지난 2월과 5월 영국 유력 언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북한을 버려야 한다’, ‘혁명하지 않으면 중국 공산당도 혁명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해 화제가 됐다.

또한 그는 지난해 9월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10년 집권 기간을 평가하는 ’10가지 문제점’이라는 글을 썼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고, 올 2월 FT 기고 후에는 직장에서 쫓겨났다.

덩 전 위원은 김정은은 그 누구보다 중국을 방문하고 싶어하지만, 중국이 거절해 방중이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김정은이 중국의 권고대로 핵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국가의 발전 방향대로 가지 않으면 중국은 김정은의 방문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북한의 ‘뒷보증’을 서는 꼴로 보일 수 있고 김정은의 국내 통치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분명한 것은 만약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는 조건이 아닐 것”이라며 “그는 단지 중국 방문을 통해 외부사회와 북한 내부에 자신이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방문을 대내외적 위기 극복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북한이 지난해 ’12·12′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올해 ‘2·12’ 3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대북제재에 적극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내에 ‘일방적 지지를 포기하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강대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덩 전 위원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이 예전의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보다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덩 전 위원은 ▲중국의 교통운수부는 국내의 교통부에 중국해역에서 오고 가는 모든 북한 선박을 철저히 검사하라는 통보를 내렸다는 점 ▲중국은행은 북한 대외무역부의 계좌를 동결 등을 예로 들며 중국이 취한 가장 엄격하고 실질적인 대북제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덩 전 위원은 중국이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취하거나, 현재의 제재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그는 “우선 중국이 현재 실행하고 있는 대북제재는 모두 유엔 제재결의의 범위 내에 있고 중국은 다만 유엔의 2094호 제재결의를 착실하게 실행할 뿐 제재결의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중국이 단독으로 제재를 한다면 반드시 북한 지도부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렇게 되면 북한은 중국을 적으로 여길 것이고 이 또한 중국 지도자가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북정책이 여전히 북한 정권 보호와 비핵화 사이의 갈림길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덩 전 위원은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되려면 세계와 단절하는 쇄국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개혁·개방을 위한 외부환경이 조성되지 않을 것이고, 설령 김정은이 나라의 문을 열려고 하더라도 치명적인 위기에 도달할 수 있다”며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장기간 선군정치를 실행해왔고 방대한 군대를 유지하고 있어 군대가 최대 이익집단으로 되었고 개혁·개방이 군대의 이익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그들은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며 “김정은에 대한 군대의 충성심도 흔들릴 것이고, 이는 김정은이 개혁을 결정할 때 따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덩 전 위원은 “북한 내부적으로 대규모 권력투쟁이 발생한다면 무조건 (현 체제가) 사경에 이를 것”이라며 “김정은은 이런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개혁개방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문을 활짝 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덩 전 위원은 박근혜 대통령 방중 시 “무너지게 되어 있는 정권에 베팅을 하지 말라는 뜻을 중국 지도부에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해(害)보다 득(得)이 크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며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피동적이 아닌 주동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나선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북·대한반도 정책 핵심은 북한체제의 안정이고, 다음이 한반도 비핵화, 마지막이 북한의 비핵화”라며 “중국은 북한 체제의 안정과 비핵화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지금까지 중국의 행태는 비핵화가 중요하지만 북한의 안정이 중요해 북한을 버릴 수 없어, ‘전략적 자산’으로 봤다”면서 “북한이 갈수록 국제사회의 문제아가 되면서 중국에 해(害)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전략적 부담’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어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대북정책 변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