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남과 북..냉각기 필요

베트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끝으로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남북한의 치열한 외교전은 일단락됐다.


유엔 안보리에 이어 무대를 동남아로 옮긴 남북은 다자무대의 속성상 다른 주요 국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상흔을 주고 받았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 이어 지난 23일 ARF에서도 북한에 천안함 공격의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객관적으로 인정받고있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인정하라는 압박도 가했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시종일관 천안함 침몰과 무관함을 주장하며,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아울러 6자회담으로 시선을 옮기려는 전술을 구사했다.


여기에 더해 한.미 양국의 합동군사훈련과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방침을 문제삼았다. 안보리 의장성명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적대행위시에는 물리적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늘어놓았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뉘우침없는 태도’를 확인한만큼 앞으로 더욱 강화된 압박공세를 가할 방침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ARF에 참석했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23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당분간은 천안함 침몰의 책임 소재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놓고 남북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팽팽하게 대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묘한 반전의 기운도 내재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천안함 사태로 인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화살’을 피하려면 국면 전환용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ARF에 참석했던 북한 대표단 관계자가 회의에 앞서 “ARF에서 남측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먼저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조기 출구전략’을 염두에 둔 북한의 속사정을 엿보게 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운운하며 6자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라는 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25일 “북한이 보복성전을 외치며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조기 출구를 모색하는 기류도 읽힌다”며 “당분간 대치 구도가 이어지겠지만 각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상당한 시일이 경과하면 6자회담 재개가 모색되는 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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