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또렷해진 이명박 당선인 대북관…출발은 快!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관계도 이제 실질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다”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또한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성실히 행동으로 지켜간다면 본격적인 남북협력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6자회담 10.3 합의에서 약속했던 핵 불능화 및 모든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신고를 지금까지 미루고 있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서는 “원래 없던 것을 어떻게 신고하느냐”며 미국을 향해 떼를 쓰고 있고, 지금까지 추출한 플루토늄 양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갖고 있는 추정치보다 훨씬 적은 ‘30kg 설(說)’을 흘리며 발뺌할 태세다.

이행 의지도 없으면서 국면 전환을 위해 약속을 남발하고, 기한(期限)이 다가오면 시간벌기로 다시 말을 바꾸는 북한식 핵(核) 외교 전술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떼쓰기 전술은 지난 1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떠받들어 왔던 햇볕정책의 허물 중 하나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한국정부의 호의(好意)가 유지된다면 북핵문제와 남북협력문제가 동시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장담했던 집권 여당은 북핵문제가 악화되는 과정에서도 국민의 혈세를 대북 지원사업에 쏟아 부었다.

북한의 핵무기가 완성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던 한국정부의 지원은 북한당국의 허세에 더욱 자신감을 키워줬다. 통일부조차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에 끌려 다닌다는 인식이 많고 평화, 안보 분야의 진전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고 자평했을 정도다.

이 당선인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부상한 북한을 같은 하늘 아래 두고 청와대에 들어가게 된 첫 번째 대통령이다. 이전 정권들의 실정(失政)을 부분적으로 고쳐가는 수준에만 그친다면 북한의 핵무기가 국제정치의 고정변수로 자리 잡은 한반도 상황을 제대로 풀어가기 어렵다.

우리는 이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先 북핵타결, 後 경제지원’이나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접근’ 등의 구상은 국정운영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초적인 대북인식 중 하나일 뿐이라고 판단한다.

이명박 신 정부는 출발부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선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대북접근에서 실용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북한의 지연 전술의 의도를 제대로 인식하고 북핵 해결에 필요한 환경들을 꾸준히 구축해가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新정부는 북핵 폐기뿐만 아니라 국군포로, 전시전후 납북자 및 해외를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까지 아우르는 북한인권문제 전반에 있어서도 ‘실용적인 성과’를 국민들 앞에 내놓아야 한다. 김정일 정권의 붕괴 시점부터 예상되는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한 정밀한 대응계획을 마련하는 일도 이명박 정부의 중요한 사명이다.

지금 북한당국은 출범을 앞둔 신정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새 정부는 사업의 타당성, 재정의 부담성, 국민적 합의의 관점에서 남북간의 합의사항을 이행해 갈 것”이라는 이 당선인의 발언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이제 신정부의 실천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잃어버린 10년’은 경제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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