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우상화물 붕괴에 죄 없는 탈북자 가족 불똥

이달 14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하루 앞두고 함경북도 무산군 중심가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의 모습을 형상화한 대형 모자이크 벽화가 강풍으로 붕괴된 사건 때문에 북한 당국이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탄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번 대형 모자이크 붕괴는 탈북자 가족들과 무관한 부실공사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당국은 주민들의 체제 보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며 탈북자 가족들을 수사대상에 올려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도(道) 보위부는 ‘적대분자들의 준동을 철저히 짓부수고 수령결사 옹위에 떨쳐 나서야 한다’는 말을 앞세워 새로운 적대계층으로 떠오른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심문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도 보위부에서 나온 수사관들은 탈북자 가족을 상대로 모자이크벽화 붕괴 사건 당시의 행적과 불법 통화 내역을 따지고 있다”면서 “도 보안부 2부(여행증 발급부서)에 탈북자 가족 명단을 보내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타지역 여행이나 출장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탈북자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는 한편, 일부 세대는 지방으로 추방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경에는 무산에 거주하는 국내 입국 탈북자 가족 3세대가 함경남도 산간오지로 추방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탈북자 가족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파악한 국내 입국 탈북자들의 구체적인 신상 내역도 공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심문을 받는 가족들도 모르는 국내 입국자의 주소와 전화번호, 직업까지 들이대며 통화 사실을 캐묻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별 변명도 하지 못한 채 산간오지로 추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가족들은 언제 산간오지로 추방될지 몰라 매우 불안해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지난 2월 중순에 적발된 화교 출신 위장 탈북간첩 유 모 씨가 북한 보위부에 넘긴 탈북자 신상정보와 같이 한국에서 유출된 탈북자 정보를 북한 보위부가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실례로 볼 수 있다.   


또한 대형 모자이크 벽화 붕괴 여파로 국경지역에서의 불법통화자, 밀수경력자들에 대한 적발 시도도 계속되고 있어 ‘적발되면 적대분자로 몰리기 십상’이라며 중국과 교류가 빈번했던 지역 주민들도 활동을 축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민들은 강풍에 대형 모자이크 벽화가 붕괴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보위부의 적대분자 색출 소동에 “죄는 부실공사를 한 사람들이 졌는데 왜 죄 없는 사람들을 오지로 쫓아내느냐”며 당국을 비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