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최영운 이산가족교류팀장

“어떻게든 고령 이산가족이 돌아가시기 전에 재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한적십자사의 최영운(47) 이산가족교류팀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와 형제 간 혈육의 정이 얼마나 진한지는 이산가족 상봉을 볼 때마다 느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팀장은 지난달 27~29일 열린 제5차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를 준비했고 상봉기간 내내 서울 본사에 마련된 상봉장을 오가며 행사를 진행했다.

최 팀장은 행사를 마치고 “상봉 실무자로서 90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이 생사확인과 상봉을 통해 혈육의 정을 나누는 모습에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13개월 만에 재개된 화상상봉이 무사히 마무리된데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01년부터 7년 간 이산가족교류팀장으로 일하며 대면.화상상봉을 현장에서 지켜본 ‘이산상봉의 산증인’이다. ‘사랑과 봉사’라는 구호에 끌려 한적에서 근무한 지는 올해로 꼬박 20년이 됐다.

최 팀장은 “평소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일이 일종의 소명과 같이 느껴진다”며 “하루 빨리 북녘에 계신 가족의 생사확인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화상상봉에서 남측 상봉자 60명 전원이 90세 이상 고령인 것처럼 이산가족 고령화가 “하루가 다르게” 진행되고 이산의 한(恨)을 품은 채 눈을 감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자신도 북녘이 고향인 아버지를 둔 이산가족의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함경남도 신포가 고향인 그의 부친은 일찌감치 생사확인과 상봉을 신청했지만 아직도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 팀장은 재회의 날을 기다리며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이산가족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린다면서 “아버님께는 드릴 말씀도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또 “이산가족들이 만나신 후 (북녘 가족과) 서신교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당장은 방법이 없다. 돌아가시기 전 생사확인 만이라도 해드려야 하는데 여의치 않아 죄송할 따름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번 상봉기간 적십자사에는 하루 40~50명의 이산가족이 찾아와 언제 만날 수 있는지, 상봉 신청은 제대로 됐는지 문의하는 발길이 이어졌고 매일 100통이 넘는 전화가 폭주했다.

최 팀장은 “그래도 생사확인과 상봉을 하는 모습을 보면 혈육의 정과 함께 적십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강산에서 상봉할 때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남측 어머니가 북측 딸을 만나려다 그만 사흘 전에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를 대신해 남측의 딸이 북녘 언니를 만났어요. 그 모습을 보고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최 팀장은 “지난해 7월 북측이 갑자기 이산가족 상봉 중단을 통보해 왔을 때는 어르신들께 뭐라 말씀드려야 할 지 막막했는데 재개돼서 마음이 놓인다”며 “올해는 이산상봉이 계획대로 잘 될 것 같다.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산상봉 확대나 정례화, 금강산 면회소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적십자 회담을 통해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최 팀장은 이어 “상봉하는 그날까지 건강을 유지하셔서 북녘 가족과 만나셨으면 합니다”라고 거듭 당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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