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정부, 北주민인권보다 정권 관계만 신경써”

▲대한변협은 29일 ‘북한인권백서’발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데일리NK

대한변호사협의회(회장 천기흥)가 북한인권 NGO와 등과 함께 ‘북한에서는 수사와 재판, 형 집행 등 사법시스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했다.

변협은 29일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고 “북한은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법체계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또 정부를 비롯해 진보와 보수를 떠나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협은 1989년 이후 매년 국내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해왔으나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대표적인 법조단체인 변협이 북한 인권에 대한 실태에서부터 개선을 위한 법적인 부분을 포함한 백서를 출간함에 따라 정부를 비롯한 사회 각계에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천기흥 회장은 발간사에서 “북한 주민들은 자유권뿐 아니라 생존권적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채 국제사회로부터 방치되어 왔다”면서 “‘북한인권백서’를 통해 북한 주민의 실정과 인권관련 법률 인프라의 내용 및 실태를 바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 회장은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로 나눠져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객관적인 연구나 실태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소홀했다”면서 “우리는 인권을 인위적으로 배척되거나 훼손될 수 없는 것으로 말하면서도, 유독 북한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국재 변협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나 정부는 북한인권보다 북한정권과의 관계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면서 “변협은 국내 대표적인 인권단체로서 북한인권문제의 해법에 대한 합리적 자료를 제시하고자 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북한 주민을 비롯해 탈북자, 납북자, 국군포로, 북송재일교포 등의 인권과 북한의 법령 및 그 현황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北인권문제, 북한체제의 문제”

발제자로 나선 이재원 변협 북한인권소위 위원은 “북한 인권문제는 체제의 문제”라고 못 박으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체제의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과거 독재자들이 스스로 인권을 개선시킨 사례는 없기 때문에 인권과 체제 문제를 동시에 제기해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은 인권보장을 받지 못할 법체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인권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북한의 헌법은 장식에 불과하다”면서 “북한의 헌법뿐 아니라 형법, 형사법 등은 인권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권을 부정하고 체제를 유지, 선전하는 데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중앙대 교수인 제성호 위원도 “북한의 법은 노동당의 정책과 방침을 실행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보장받기 어렵다”면서 “조약하나마 인권에 대한 조항이 있지만 체제와 김정일 지시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 경우 가차 없이 처벌받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서는 변협 자체적으로 100여명의 설문과 심층 인터뷰, 각종 자료 참고하는 등 북한인권 실태 전반을 연구,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수사기관이 불법체포를 서슴지 않고 있고 구금시설 수용 시에도 죄목과 혐의사실, 구금 이유 및 기간 고지 등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한 수사기관은 주민 통제와 수사를 위해 어린이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밀고자와 밀고조직을 운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