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총체적 외교전의 시대가 왔다

필자는 지난 2005년도에 한미(韓美)양국의 군사협력의 징표였던 ‘작전계획 5029’를 무력화시킨 당시 노무현 정권의 안보라인을 비판하는 글을 언론에 내고 더 확고한 대북 안보관이 필요함을 상기시킨 기억이 새롭다.

불과 3년도 되지도 않은 이 시점에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이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주권침해의 소지를 염려하면서 논의 자체를 중단시킨 사실을 우리 모두가 가볍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중국식의 개방모델을 따르면서 남북간의 통일논의가 실질적으로 진행 중이었던 것도 아니고, 북한의 눈치를 과도하게 보면서 남북공조에 대책 없이 열을 올리던 일부 관념론자들이 만들어낸 허상(虛像)이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사시에 한반도에서 과도한 군사개입을 걱정하던 미국의 행정부는 우리정부의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내심 반갑게 받아들여서, 2006년 말 작전계획의 전단계로 구체적인 군사력 운용계획이 빠진 ‘개념계획 5029’를 차포 다 떼고 보완키로 동의한 사실이 지금 생생하게 기억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안보문제는 언제 어디서 터질 줄 모르는 상시변수가 된다는 것을 알았어야 할 노무현 정부의 대북 대응지침은 관념론에 지나치게 기댄 졸작이었던 것이다.

한미양국은 언제든지 북한 내 정변으로 인한 소요사태 시 대량탈북, 북한정권의 핵과 생화학무기 통제력 상실, 김정일 위원장의 유고나 실각 등에 대비해 현장의 실무 지휘자들이 ‘작전계획 5029’를 준비했었으나, 잘못된 견해와 관념론, 이상론에 치우친 당시 권부 주변의 친북(親北) 핵심인사들이 이를 저지하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허공(虛空)에 떠 있게 한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고 난 지금 지나친 관념론을 버린 현실적인 대북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새로운 한미 양국의 시나리오 마련 합의는 대한민국 안보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 것이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유일(唯一)사상의 나라, 전제군주의 나라, 위장된 노동자의 낙원 북한은 117만의 정규군을 운영하면서 핵(核)무기는 물론 가공할 만한 세균과 생화학탄을 소유하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상시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언제든지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는 북한의 군부는 그 누가 어떤 방향으로 무슨 행동을 저지를지 아무도 모르는 불확실성(uncertainty)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그리고 한미 공조체제의 약화가 진행되었던 지난 좌파정권 10년의 실책을 우리가 눈감아선 안 된다.
이 문제는 옥석(玉石)을 가려서 지금이라도 안보를 다시 다지는 차원에서라도 재점검해야 한다.

이렇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의 본질을 잘 모르면서, 중국의 본질에 밝지 아니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안보의 토대인 미국을 미워하고 폄훼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미국을 무조건 두둔하라는 것도 아니고 국가의 생존전략을 나누고 있는 우방국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우리가 당연히 처신해야 하는 바른 노선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올바른 인식(認識)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행복, 그리고 우리가 소중하게 모은 자산의 가치는 지금처럼 우리의 안보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는 전제조건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만약 한반도에 예측을 불허하는 급변사태나 안보적 혼란이 가중된다면 지금 우리가 자랑스럽게 일구어 놓은 이러한 자산들이 하루아침에 다 달아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가치체계를 나누고 우리와 안보문제를 밀접하게 책임지고 있는 미국의 존재를 이렇게 비상시에만 눈을 뜨고 보는 국민들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권 주변의 잘못된 인사들이 지난 10년간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자극해선 안된다는 일방적인 논리로 우리의 국방노선마저 흐트러트린 것을 우리가 지금이라도 국정조사를 통해서 다시 점검하고 과거 부패문제를 다루었던 ‘5공청문회’보다 더 중요한 사안(事案)으로 다루어야 마땅한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된 선진수준의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다면, 지각이 있는 국민들이나 양심세력들이 이러한 위정자들의 잘못을 다시 짚어보고 다시는 잘못된 사람들이 국민의 이름을 팔아서 자신들의 검증이 되지 않는 정치철학을 함부로 안보문제에 적용한 사례가 다시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은 흐트러진 우리의 외교역량을 다시 모으고 점검하여 한미동맹을 반석(盤石)위에 세우고 중국과의 실적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우리민족의 입장에서 다시 논의하는 총체적인 외교전의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있을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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