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선진화’의 선결과제

정부·여당이 ‘정치 선진화’에 팔 걷고 나선 분위기다. 지난해 정쟁(政爭)으로 예산안 처리가 늦춰지고, 사안에 따라선 폭력이 빚어지는 등 ‘정치 후진성’으로 인한 ‘국격’ 하락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정치 선진화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정치제도 개혁과 지역주의와 대결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과제로 제시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6일 한 라디오 연설을 통해 “경제가 국제무대에서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안 정치는 이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정치 선진화’ 추진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여당은 행정부 대리인이라는 비판을,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의원 개개인의 책임도 있겠지만 의회정치의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적 원인도 있다”고 말해 정치제도의 개혁이 필요함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여야관계가 대립과 투쟁보다는 대화와 협력의 관계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고, 계파정치를 지양하고 개개인이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소신 있게 의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미FTA비준안, 노동관계법, 예산안 등의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대화와 협력보다는 극단적으로 대립하면서 민생을 등한 시 한 것에 대한 비판을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정부·여당의 자성의 목소리에 따른 ‘정치 선진화’ 추진에 정치전문가들은 ‘정치의식의 선진화’와 ‘제도적 개선’, ‘지역주의 극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정치선진화에 있어서 제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의식의 선진화”라며 “제도를 아무리 잘 바꾼다 하더라도 의식이 후진화 되어 있으면 좋은 제도도 망쳐버린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특히 “폭력국회는 생활민주화가 되어있지 않다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국회 폭력사태는 정책이 다르고 강경파, 온건파, 협상파 등의 소통 문제가 아니다. 정치에서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병든 정치를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제도적인 차원에서 변화가 이뤄져야한다”며 국회의원 공천제도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교수는 “공천이 겉으로는 여론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당 총재, 대표 등 당내의 기득권그룹이 모여서 밀실 공천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무리 똑똑하고 양심과 비전이 있어도 공천을 받기위해서는 당론에 따라 국회의원들이 행동대원 비슷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하고, 후보자도 시민의 손을 통한 국민경선제를 시행하면 지금처럼 당론에 입각한 대치나 폭력사태가 원천적으로 지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역갈등 문제가 우리의 후진적인 정치문화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여당은 영남, 야당은 호남 등 서로 믿는 구석이 있어 지금의 행태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하루 빨리 이런 지역갈등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우선적으로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이 문제를 완화시킬수록 정치문화는 더 빨리 개선이 되고 극단적인 투쟁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는 지역, 세대 등 다양한 갈등이 있는데 정치 갈등은 이것들을 증폭시키고, 국회는 이것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면서 “협상과 타협을 통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변화된 모습으로 갔을 때 박수를 쳐주는 문화가 형성되면 극단적 갈등과 대립이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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