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쌀이 판매되는 평남 ‘남흥시장’

▲ 한국이 지원한 쌀이 평남 안주시 ‘남흥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장.

데일리NK는 북한 지하 저널리스트인 리만수(가명)씨가 올해 5월 초 청진~신의주행 열차를 타고 촬영한 북한 전역의 생생한 생활상을 5회 연속 독점 연재한다. 4차례의 연재를 통해 청진, 함흥역 등 북한 주요 역들의 풍경과 통행증 검열, 비료쟁탈 현장 등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순서로 평안남도 안주(安州)시 인근에 있는 남흥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장마당’이라고 알려진 이 시장들은 식량난이 극심했던 1990년대 중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남흥시장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청진과 신의주 시장에 비해 규모나 상품 확보 면에서 많이 떨어진 편이라고 한다.

청진과 신의주 등 물류거점도시의 시장들은 상품도 다양하고, 환경도 깨끗하게 정비돼 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시장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공산품들은 중국산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공장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제품들을 생산할 수 없다.

동영상에는 한국, 일본이 북한에 인도적으로 지원한 쌀이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구호식량들이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것은 이전에 공개된 동영상 및 탈북자 증언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리만수씨는 식량이 시장에 나옴으로써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은 생겼지만, 결과적으로 당 간부들이나 권력있는 사람들의 현금취득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한 리만수씨를 ‘아시아프레스’ 기자가 올 해 9월 중국에서 만났다.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 내부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싶고, 외부의 소식도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 동영상은 일본, 미국, 영국 등 세계 전역에 방송돼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한국에서는 방영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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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지하 저널리스트’ 리만수- 내부 리포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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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하 저널리스트’ 리만수- 내부 리포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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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하 저널리스트’ 리만수- 내부 리포트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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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하 저널리스트’ 리만수- 내부 리포트 ④]

※ 이 사진의 저작권은 아시아프레스에 있다. 무단전재 금지.

= 뒷모습을 모자이크한 사람이 지난 9월 ‘아시아프레스’ 기자와 만난 리만수 씨다. 식량난이 극심한 90년대에 탈북한 그는 2002년 ‘아시아 프레스’ 기자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외국인이 북한의 인권과 기아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놀란 그는 자신도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외부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카메라 기술 등을 배운 뒤 2003년 봄 스스로 북한에 들어가 내부 취재활동을 시작했다.

● ‘남흥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 평안남도 안주시 인근에 있는 남흥시장 입구.

= 강냉이를 파는 모습. 북한 500원짜리 지폐가 보인다. 지폐에는 김일성 초상화가 있기 때문에 취급하는데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런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커지니까 사회에 돈이 많아졌다. 그러나 정부가 지폐를 순환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낡은 지폐들이 그대로 유통되고 있다. 지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귀중성이 떨어지다보니 김일성 얼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래 사진의 여성도 김일성 얼굴이 있는 지폐를 접어서 사용하고 있다.

= 동영상에는 한국 쌀이 시장 여기저기서 판매되는 모습이 등장한다. 원래는 구호용으로 지원된 것인데 한국 정부에서 감시를 제대로 안해, 간부들이나 힘 있는 사람들이 빼돌려 비싸게 판매한다. 국제적 감시가 없는 지원은 부정부패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국의 지원이 북한 식량난 개선에 기여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특권층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빈부격차의 심화를 낳는다.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지만, 시장에 물건이 많아지니까 값이 내려가는 효과는 있다.

일본 정부에서 WFP를 통해 기증한 쌀도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 사진은 지난 6월 일본 내 북한인권단체’RENK'(구출하자 북한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와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되었다.

= 남흥시장 장마당 바깥의 모습. 안쪽에는 장사꾼들이 종합시장관리원에 돈을 내고 (판)매대를 산다. 위치와 매대 크기에 따라 자리 값에 차이가 난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지저분하더라도 이렇게 밖에서 장사를 한다. 여기에서도 장사세를 내야 한다.

= 노점식당 근처에는 항상 꽃제비들이 모인다. 떨어진 것을 주워먹거나 구걸하기도 한다.

● ‘남흥시장’에서는 무엇을 팔까?

= 신발도 중국산이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여기에 나와 있는 ‘공장정품 신발’은 북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인데, 이러한 국산 제품도 일부 시장에 나온다. 그러나 질이 굉장히 나쁘다. 북한에는 천연 고무가 없기 때문에 화학제품을 섞어 고무를 만든다. 보기에 색깔은 화려하지만, 질이 안 좋아 같은 가격이면 중국산을 산다. 뒤에 보이는 검은색 신발들이 중국산 제품. 북한에서 1등으로 쳐주는 물건은 일본제, 2등은 중국제이고 제일 쳐 주지 않는 것이 북한제이다.

= 북한 주민들이 고기 대신으로 먹는 인조고기. 콩에서 기름을 뺀 다음에 남은 비지를 가공해서 만든다. 대체로 물에 끓여서 먹는다. 단백질이 많고, 값이 싸기 때문에 돈이 없는 일반 주민들이 사먹는다. 맛이 없는 편이지만, 가난한 층에서는 고기 대신 인조고기를 많이 찾는다.

= 전형적인 장마당의 노점식장. 입밥과 강냉이 국수가 보인다. 잘 팔릴 수 있도록 맛있게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90년대 말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모습이다. 북한 시장에도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최대한 맛있고 깨끗하게 보여야 잘 팔릴 수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이러한 식당들이 대부분 없어졌다고 한다. 식량배급을 실시한다며 식량 유통을 통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유통은 몰수하기까지 한다. 식당들도 대부분 몰래 들여온 식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사를 못하게 됐다.

= 시장에서는 귤과 사과 등 과일도 판매되고 있다. 먹을 것도 귀한 북한에서 과일은 매우 고급음식이다. 주로 돈 있는 사람들이 환갑이나 결혼 등 잔치할 때 사 먹는다. 귤은 북한은 물론 중국 동북 3성 지방에서도 재배되지 않는다. 이 귤은 중국 남방지방에서부터 올라 온 것이다. 예전에는 과일 판매가 보기 어려웠지만 요즘에는 수요가 많이 생겨 자주 볼 수 있다. 돈 있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공급도 이뤄지고 있다.

= 바가지, 소쿠리 등 생활 잡화를 판매하는 모습 예전에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북한 집집마다 이런 것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값싸고 질 좋은 중국 상품들이 들어와 시장을 장악했다.

= 카세트라디오와 테이프를 팔고 있다. 공테이프는 일본제품. 카세트라디오는 어느 나라 제품인지 알 수 없다. 다른 채널 들을 수 없게 납땜을 해서 판매된다. 다른 채널을 듣고 있는 싶은 일부 사람들은 집에서 몰래 개조하기도 한다.

= 장마당 건물 안에 있는 식당가. 평안남도 손님들이 많다. 중국과 인접해 있는 함북에 비해 여유가 잘 안보이고 깨끗하지 못하다.

= 원래는 국가가 교과서를 배급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장마당을 통해 개인이 사야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 ‘순천역’ 부근

= 평안남도 순천시. 제복입은 사람이 보안원이고, 행렬의 사람들은 꽃제비들이다. 이들이 잡혀서 구호소로 가고있는 모습. 방랑하는 아이들이나 누워있는 사람까지 데려가고 있다. 맨 뒤에는 아이를 업고 있는 여성의 모습도 보인다.

= 순천시 인근 장마당에서 소주를 팔고 있다. 소주를 비닐봉지에 담아 파는 것은 2~3년내 생긴 새로운 풍경으로, 중국을 따라 배운 것이다. 라선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었다. 공장 설비는 중국에서 들여온다. 그러나 맛이 없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 만든 밀주를 더 많이 먹는다.

The DailyNK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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