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3% “8·15 ‘건국’과 ‘광복’ 함께 기념해야”

대학생 70%가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을 분단이 고착화된 불완전한 건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웹진 바이트(www.i-bait.com)가 지난 6~9일까지 수도권 소재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건국 60주년’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건국의 의미에 대해 ‘미군정에 의한 불완전한 건국’(48.2%),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으로 분단이 고착화된 계기’(21.8%)라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자유민주주의가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던 계기’라는 답변은 28.2%에 그치며,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정적인 역사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8월 15일 광복절과 함께 건국 60주년으로 기념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학생의 52.6%가 ‘건국도 광복과 함께 기념해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임시 정부에 있으므로 건국절로 기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답변은 12.5%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대학생들이 건국절을 기리려고 하는 것은 애국심의 발로”라며 “선진국의 문턱까지 진입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들이 느끼는 건강한 애국심”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건국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건국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갖는 것은 대학생 자신의 주체적인 인식과 판단보다는 그들이 받은 역사교육 탓”이라며 “현행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으로 부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영 중앙대 교수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대학생들이 다양한 역사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학생들이 다양한 섹터를 두고 역사를 학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건국의 의미를 통합적으로 바라봐야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생들이 대한민국 건국의 공신으로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보다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6.2%가 ‘대한민국 건국의 1등 공신’으로 ‘우리 국민’을 꼽았고, 그 뒤를 이어서는 김구 임정 주석(33.6%), 이승만 초대 대통령(14%) 순으로 응답했다.

이 외에도 8월 15일이 대한민국의 광복일이자 건국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67.7%에 달했지만, 광복일로만 알고 있었다는 응답자도 32.2%나 차지했다.

한편, 조사 결과 대한민국 60년사 동안 가장 고난의 순간으로는 ‘6·25’전쟁(39.8%)이, 영광의 순간으로는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21.2%)이 각각 선정됐다. 고난의 순간으로는 ‘IMF 외환위기’(30%), ‘전두환, 박정희 군사독재’(18.6%) 등이 거론됐고, 영광의 순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20.2%), ‘1945년 광복’(12.4%) 등이 뽑혔다.

또한 대학생들은 건국 이후 60년간 가장 발전된 분야로 ‘경제성장’(64.4%)를 꼽았으며, ‘민주주의 발전’(11.2%)이 뒤를 이었다. 가장 성장이 지체된 분야로는 ‘시민의식 성장’(28.8%)과 ‘민주주의 발전’(15%)를 꼽았다. ‘미래 한국을 위한 우선 해결 과제’로 ‘사회질서와 시민의식의 강화’(30.6%)와 ‘빈부격차의 해결(17.8%), ‘남북통일’(12.8%) 순으로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5.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