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유권자, 10%만큼의 힘 보여주자”

▲ 박은재 대학생유권자행동위원회 공동위원장 ⓒ데일리NK

오는 12월 19일 치뤄질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만 19세 이상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20대 유권자의 수가 늘어나며 대선 후보들 또한 이들의 표심잡기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젊은 세대의 반응은 냉소적이기만 하다. 지난 2002년 6월 대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은 56.5%,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44.7%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특히 20대 여론을 주도하는 대학생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취업과 진로에 관한 고민에 정치권에 대한 불신까지 더해져 올 대선에서도 20대의 투표율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우려 속에 지난 4월 대학생유권자행동위원회(대유행)가 발족했다. 전체 유권자의 10%를 차지하는 대학생유권자가 대선 향배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대유행은 첫 등장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데일리NK는 대유행 박은재(전북대 총학생회장) 공동위원장과 28일 신촌 인근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서울 지역 대학들과의 연대 활동에 힘을 주력하고 있다는 그는 오는 31일 열리는 ‘섬머캠프’ 준비로 바쁜 모습이었다.

31일부터 1박 2일간 청평 풍림리조트에서 열리는 ‘섬머캠프’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50여명의 대학 대표들이 대학생의 정치 참여 문제와 대학가 이슈와 관련한 대선 정책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이게 된다.

박 위원장은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들이 정책화되고, 선거에서 공약화되려면 가장 먼저 대학생 유권자의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대학생 투표율을 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다음 선거에서는 대학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을 좋은 게임(Good Game)으로 만들기 위한 대학생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릴레이 유권자 선언 ▲릴레이 대선 후보 강연회 ▲매니페스토 운동 ▲편파 보도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새내기 유권자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계획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대학생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등록금 문제나 실업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대유행이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대유행의 목표와 방향성은 대학생들의 낮은 정치 참여 의식을 끌어올리는데 있다. 작년 말 각 정당에서 등록금 관련 정책을 냈으나 정작 선거에서는 공약화되지 않았다. 정당에서는 대학생의 참여를 그저 ‘깨끗한 선거’라는 이미지 메이킹용으로만 여길 뿐이다.

등록금 문제와 같은 대학생들의 요구가 정책화 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정책화되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의 관심과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

– 정치에 대한 대학생들의 무관심과 혐오증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치인들의 실망스러운 정치행태가 이유인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취업문제와 함께 먹고 살기에 바빠진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유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 2007 대선뿐만 아니라 정치에 있어 대학생들의 역할에는 무엇이 있겠는가

이번 선거에서 총학생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각 대선 캠프에서 많은 제안이 오겠지만 어느 특정한 후보의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선 후보들에게 대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고 선거공약과 정책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전의 운동권 총학생회의 ‘내가 지지하니까 따라와라’식의 모습은 이제 맞지 않다. 총학생회는 다각도에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 대학생 유권자가 전체유권자의 1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데, 대학생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선후보들의 공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등록금문제와 청년실업문제뿐 아니라 사립대의 이사회문제, 국립대의 법인화 문제 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 또한 취직할 수 없다는 대학생들의 절망감을 희망으로 바꿔줄 수 있고, 깨끗하다는 믿음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 2007대선을 위한 대유행의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정치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투표율이 낮다보니 각 후보들이 대학 문제에 대한 선거 공약을 내놓지 않게 되고 대학생들이 정치에서 점점 더 소외되고 있다. 대학생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중앙선관위와 총학이 함께 각 학교별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대유행은 매니페스토 운동실천본부와 함께 후보들의 선거공약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그 공약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보다는 ‘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함으로써 유권자들이 스스로 후보들 간의 공약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대학생들과 후보의 만남을 최대한 많이 만들 계획이다. 1학기 말에 전북대에 박근혜씨가 와서 강연을 했고 대학생의 고민을 함께 이야기 하기도 했다. 2학기에 들어서는 더 많은 후보자와의 만남을 위해 접촉중이고 대선 후보가 어느 정도 확정되면 좀 더 구체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릴레이 유권자 선언’, ‘거리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다.

– 대유행의 취지는 좋지만 대선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시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 대선 정국에 본격시동이 걸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앞으로 점차 대유행이 할 수 있는 역할도 늘어날 것이다. 10월 출범식쯤에는 대학생 문화제와 거리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다. 참가 대학들과 공동사업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와 같은 활동과 캠페인이 진행되면 앞으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활동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인가

(대유행의) 발족 취지인 ‘학생들의 무관심’이 제일 큰 어려움이고 넘어야 할 벽인 것 같다. 대유행이 각 대학에 접촉하기 이전에 각 정당에서 이미 접근했던 터라 대학 총학들이 대선 알레르기 혹은 대선 혐오증에 걸려 있다. 이런 대선 알레르기나 혐오증을 대유행이 치유하기는 힘들겠지만 이들에게 ‘함께 바람직한 선거를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할 수는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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