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십시일반’..탈북여성 ‘꿈같은 면사포’

탈북해 중국동포 남성과 함께 살아오던 여성이 대학생들의 도움으로 면사포를 쓰는 감격을 누렸다.

28일 오후 부산 고신대 비전관에서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오던 4쌍이 합동 결혼했다. 결혼식은 이 학교 총여학생회가 3일간 일일찻집을 운영해 만든 수익금과 기부금으로 치러졌다.

남편과 함께 산 지 11년만에 이날 웨딩드레스를 입은 새터민 김모(31.여) 씨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함경북도에 살던 김 씨는 1997년 8월 언니와 함께 두만강을 헤엄쳐 중국으로 탈북했다. 중국에 도착해서도 김 씨는 중국 경찰의 단속 때문에 늘 불안함 속에 살아야 했다.

‘시집을 가야 인신매매를 피하고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19살에 중국동포 이모(36) 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동거 후에도 김 씨 부부는 경찰 단속 때문에 이사를 5차례나 하면서 늘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다. 김 씨 부부는 한국에서 당당하게 살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남한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시누이의 한국 초청으로 2007년에 이뤄졌다. 김 씨는 매우 행복했지만 한국에서 알게 된 친구 집에 걸린 결혼 사진만 보면 마음이 아팠다. 자신은 결혼식 사진은 커녕 제대로 된 가족사진도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고신대 총여학생회에서 무료로 결혼식을 열어준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을 설득해 면사포를 썼다. 신혼 첫날 밤은 고신대 기숙사 게스트룸에서 보내고 29일 오전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고신대 총여학생회 관계자는 “목숨을 걸고 탈북해 중국에서 숨어지내다 한국으로 건너와 동거 11년 만에 면사포를 쓴 김 씨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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