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北인권, APEC 의제 채택” 요구

▲ 14일 북한인권문제의 APEC 의제 채택을 촉구하는 한대위 소속 대학생들

대학생 연합단체인 <한민족대학생인권수호 대학생위원회>(한대위)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북한 인권문제의 APEC 의제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우려하는 서울지역 대학생 200여명으로 구성된 한대위는 지난 8월 25일 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는 국가인권위 규탄대회를 열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국제사회와는 반대로 한국정부의 대응은 미비하기 짝이 없다”며 “우리는 더 이상 한국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 정상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면 북한 주민들이 해방되는 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대위 대표들은 기자회견 이후 북한 인권문제를 APEC 의제로 다루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미국과 일본 대사관에 전달했다. 중국 대사관에는 항의의 뜻을 담은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대사관측의 거부로 전달되지 못했다.

▲ 서한 전달을 위해 美 대사관으로 향하는 학생들

서한은 2005 국제엠네스티 보고서를 인용, 북한의 참혹한 인권 현실을 설명하고, 북한인권상황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담고 있다.

이어 “이같은 절박한 이유로, 한국 대학생의 대표로서 2005 APEC 정상회의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중요한 안건 중 하나로 선정되길 바라며, 북한의 고통 받고 있는 2300만 인민에게 희망을 제공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남용을 더 이상 관대히 봐주지 않을 것임을 북한 지도자에게 알리는 관점에서 논의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도 규탄대회 이후에 변화가 없고,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서도 실망감을 느끼게 됐다”며 이번 서한 전달에 한국 정부가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한대위측은 APEC이 열리는 부산이나 서울지역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한 집회계획은 아직 없으나, 추후 상황을 지켜봐 활동을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아래는 한대위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APEC회의에 참석하실 각국의 정상들께-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해 1989년부터 시작된 APEC 회의는 역내 국가들간의 무역과 투자를 자유롭고 원활하게 하는데 힘써 왔으며, 해를 거듭하면서 경제문제에 더하여 정치, 사회 등의 현안들도 비중 있게 다루는 정책협의기구로 확대, 개편되어 지역안정에 기여해 왔습니다.

특별히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라는 주제로 열리게 될 이번 2005 APEC 정상회의는 경제, 정치, 외교, 환경 등의 주제에 더하여 인간안보와 반부패 등의 의제들도 폭넓게 논의될 예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회원국 간의 우호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의장국인 한국 역시 이러한 기대에 부합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회의개최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정착을 공고히 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제5차 6자회담 1단계 회담이 지난 11일, 특별한 성과 없이 막을 내렸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요원해 보이는 듯합니다.

북한문제는 비단 핵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김정일 정권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극심한 인권단압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해 20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굶어 죽었습니다. 식량난은 대량의 탈북사태를 초래하였고, 이 과정에서 10만에 달하는 탈북민들이 중국과 기타 3국에서 노동력과 성(性)을 착취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하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고문가 공개처형, 불법구금, 강
제노역 등이 북한 전역에 걸쳐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사상, 종교, 거주 이전의 자유 등이 제한받고 있으며, 여성의 인권과 자유도 인신매매와 강제유산, 영아살해 등의 형태로 유린 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20만명 가량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의 상황을 지옥에 버금갈 정도로 악명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비참일로를 달리고 있는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는 실질적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미국은 2004년 9월북한 인권단체들에게 예산을 지원하고 탈북자 망명을 허용하는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였고 지난 4월 열린 제 61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는 3년 연속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유럽연합에 의해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총회에 상정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국제사회와는 반대로 한국 정부의 대응은 미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엔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을 표명하였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북한을 자극하여 남북협력 분위기를 저해할 뿐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남북협력의 진정한 목적이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행위에 불과하다고 판단됩니다. 우리는 입으로만 민족공조를 외치고 주민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한국 정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끄러움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따라서 APEC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신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께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먼저, 북한 인권문제를 APEC 정상회의의 의제로 채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더 이상 한국정부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신 다면 북한 주민들이 해방되는 날이 앞당겨질 것입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북한 핵문제는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주변국들의 안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평화적으로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2005년 11월 14일
한민족 인권수호 대학생 위원회 (공동대표 : 김영조, 서익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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