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국회의원들에 北인권 가르치는 자리”

▲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북한인권 대학생모의국회 ⓒ데일리NK

17대, 18대 국회에 상정되긴 했지만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던 ‘북한인권법안’의 통과를 위해 20대 청년들이 나섰다.

3일 저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인권포럼과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의 공동 주최로 ‘2회 북한인권 대학생 모의국회’가 열렸다. 이날 모의국회는 대학생 단체가 주최한 행사임에도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민주당 김춘진 의원 등이 참석했고, 2백여명의 대학생들이 회의장을 가득 채우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행사를 후원한 국회인권포럼 대표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인권법에 대한 여기 모인 대학생들의 진지한 논의 결과를 국회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윤주용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여타 쟁점 법안 처리에 밀려 북한인권법 제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모의 국회는 정부와 국회가 북한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이번 4월 북한인권법을 상임위 차원에서 통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북한에 대해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인류보편적 원칙에서 꼭 관철시켜야 할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우리나라 정부와 국회는 지난 10년간 눈치보기로 일관하며 소극적 태도로 임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18대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이 반드시 통과돼 북한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저자인 장진성 시인은 “국회의원들이 여러분에게 가르쳐 줘야 하는데 오히려 대학생들이 국회의원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 같다”며 “이 자리에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없는 게 아쉽다. 오히려 민주당이 나서 북한인권문제를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모의국회 중 공개처형 장면을 재현한 상황극 ⓒ데일리NK

▲ 원안당과 수정당 의원 역할을 맡은 8명의 대학생들이 북한인권문제와 관련 토론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NK

이번 모의 국회는 ‘북한인권 개선 법률안’ 상정을 위한 13차 상임위원회라는 가상 무대를 통해 북한인권문제와 관련한 한국사회 내 쟁점과 논란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북한인권법안 중 ‘북한인권기록소 설치’, ‘탈북자 인권보호’, ‘대북지원’ 등 북한인권과 관련한 세가지 쟁점 사안에 대한 국회 상임위 차원의 논의 과정과 본회의 상정, 통과까지의 과정을 무대 위에서 재현했다. 무대에서는 공개처형과 탈북자 보호 문제, 식량난과 관련한 북한의 실태 등에 관한 상황극도 펼쳐졌다.

극 중에서 ‘북한인권법안’을 발의한 ‘원안당’은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하기 위한 북한인권기록소의 설치와 탈북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촉구, 대북지원에 있어 투명성을 강조했다.

반면 수정당은 북한인권기록소의 설치와 대북지원과 북한인권의 연계 등은 북한인권의 실효적인 개선에 영향을 주기 어렵고, 탈북자 인권 보호를 위한 정책은 자칫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법안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모의국회는 수정당의 일부 의견을 받아들인 ‘북한인권법안’ 수정 법안을 상임위 회의에서 채택하고, 본회의에서도 통과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이 같은 장면이 재현될 수 있기를 한 마음으로 바라는 건 비단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들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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