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통일비용 부담시키려면 정상회담 발언권 달라”

▲14일 열린 제2회 선진화청년포럼 ⓒ데일리NK

오는 10월 2일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대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 주최로 14일 열린 제2회 선진화청년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6명의 대학생들은 남북정상회담에 통일세대의 주역인 20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들의 발제에 앞서 고려대 유호열 교수(북한학과)는 “남북관계의 변화는 향후 통일시대를 책임질 젊은 세대의 관심과 이해관계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며 “보다 생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회담의 성과물이 도출되기 위해서 젊은 청년세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제언을 폭넓게 수렴해야 할 것”이라며 청년 세대 의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학생들은 모두 이번 회담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회담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동국대학교 변옥기(졸업) 씨는 “작년부터 교수님들과 학생들 사이에 노무현 정부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정상회담 카드를 꺼낼 것이라 예상했었다”며 “남북정상회담 자체는 찬성하지만 이번처럼 정당과 포퓰리즘적 정치 도구로서 이용된다면 국익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학생들은 정부가 통일한국을 이끌어 갈 청년들에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도 않은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성갑(4학년 재학)씨는 “’당신들만의 정상회담’이 아닌 ‘우리 모두의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며 회담에 앞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탈북 청소년을 위해 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화여대 구수경(2학년 재학)씨는 “나와 같이 북한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현장의 20대들은 스스로 통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몸소 체험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통일 비용에 대해 그 어떤 교육과 지침도 주지 않았던 기성세대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통일 시대의 주역이 될 20대에게 통일 비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이해를 도모하고, 그에 동의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통일은 20대에게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20대에게 통일 비용 감당에 대한 설득과 함께 우리들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날 포럼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한 대학생은 북핵실험 이후 국민이 핵인질로 전락한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를 비판하고, 북핵문제를 의제로 채택하지 않은 정상회담의 문제를 꼬집었다. 또한 NLL(서해북방한계선)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이라며, NLL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다루어져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탈북자 출신인 한양대학교 강원철(4학년 휴학)씨는 “추석은 탈북자들에게 고통스러운 날”이라며 “고향에 너무 돌아가고 싶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탈북자들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날 마지막 순서로 가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청년들의 요구’에서 참가자들은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경제가 아니라 안보이다 ▲회담에 앞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 ▲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꼭 다루어야 한다 ▲이번 회담에 20대 특별자문단이 동행해야 한다는 4가지 사항을 정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