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北인권탄압 문제로 격론

▲ ‘북한인권 탄압 실태’를 비판하고 있는 전북대 학생들의 대자보

북한인권탄압 문제에 대한 전북대학교 학생들의 논쟁이 대학가의 화제다.

전북대 탈북난민지원동아리 <북극성>과 사회문제토론동아리 <새빛>은 지난 5월 10일부터 3일간 ‘북한인권Festival’을 개최, 대학생과 시민들을 상대로 북한인권 탄압 실태를 홍보했다.

‘회령 공개처형 동영상’ 상영, ‘북한인권실태자료’ 전시, ‘김정일 모의재판’ 공연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전북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민노학위)>가 ‘학내 反北우익세력에게 고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하면서 북한인권탄압 문제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

▲<전북대 민노학위>는 “북한인권 문제는 북한을 고립 붕괴시키려는 미국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대 민노학위>는 “북한의 90년대 대량 기아사태는 북한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6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對北 고립, 봉쇄, 붕괴 정책과 95~97년의 대홍수와 같은 엄청난 자연재해, 남북한간의 냉전적 대립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전북대학교 북한인권모임 <북한인권포럼>이 대자보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북한인권포럼>은 “북한 경제위기의 주범은 9억 달러라는 돈(주민들이 3년간 옥수수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을 김일성 시신안치에 쏟아 부은 김정일 체제”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객관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북한 기아의 원인을 미국의 對北봉쇄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민노학위>의 정치의식 수준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응수했다.

대자보 논쟁은 온라인까지 번져 전북대학교 홈페이지 학생 게시판 ‘건지인 토론방’에서는 일반 학생들까지 가세했다.

필명 ‘다함께’를 사용하는 학생은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은 인정하지만, 북한인권을 명분으로 해서 자신을 정당화하고 불순한 의도를 관철하려는 미국에 대한 반대도 포함돼야 한다”며 <전북대 민노학위>의 주장을 거들었다.

필명 ‘갈길은 간다’는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는 당신들이야말로 반미라는 당신들의 이해관계로 북한민중의 참혹한 삶을 재단해 버리는 것이 아니냐”며 “반미와 민족공조라는 미망(迷妄)에서 벗어나 독재자의 편이 아닌 북한 민중의 시각으로 세계를 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 <북한인권포럼>은 “북한의 인권탄압 현실은 김정일의 독재체제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논쟁에서는 학생운동권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학생들도 있었다.

필명 ‘cheksw’는 “운동권들 나름대로의 뜻이 있고 길이 있을 테지만 우리는 옳고 너희는 틀렸다는 식의 방식은 탐탁치 않다”며 “민노학위의 말대로 북한의 인권이 어느 한 나라의 이익을 위해 조종되는 현실이라면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살해, 고문, 기아, 핵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며 현실적 대안 제시를 촉구했다.

한편, 전북대학교 북한인권 동아리들과 <전북대 민노학위> 사이에 공개 토론회가 추진되고 있어 향후 결과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