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단 구성으로 본 남북국방장관회담

오는 27∼29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2차 남북국방장관 회담의 내용과 성격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양측 대표단 명단이 25일 공개됐다.

우선 우리 측에는 수석대표인 김장수 국방장관 외에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및 군사실무회담에서 각각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정승조(중장)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문성묵(준장 진급예정)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이 포함됐다.

여기에 통일부 박찬봉 상근회담대표와 외교통상부 조병제 북미국장이 포함돼 모두 5명으로 이뤄졌다.

이에 비해 북측은 단장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과 김영철 중장(우리측 소장에 해당), 허찬호.리인수 소장(우리측 준장에 해당), 박림수 대좌 등 5명으로, 모두 군 인사로만 구성됐다.

양측 수석대표인 김 장관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지난달 2∼4일 평양에서 개최된 `2007 남북정상회담’ 때 환송 오찬 등에서 이미 안면을 튼 바 있다.

김 장관은 당시 근본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한 김 부장에게 “듣기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도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균형자 역할에 대해 반대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들었다, 확인해보라”며 일침을 가했다.

또 김 장관은 “당신들이 국군포로는 더 이상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느냐”며 국군포로 문제의 해결을 적극 요구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대북 회담으로는 이번 회담이 사실상 데뷔전이지만 김일철 부장은 `6.15 공동선언’을 결실로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단장으로 참석해 당시 조성태 국방장관과 테이블에 마주 앉은 바 있다.

특히 김 부장은 해군 출신으로 해군사령관직을 17년간이나 역임한바 있는 해군전략가로 알려져 있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주장과 관련, 어떤 태도를 견지할지 주목된다. 북측 대표단 가운데 리인수 소장도 해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남북 대표단에 정승조 중장과 문성묵 북한팀장, 북측의 김영철 김영철 중장과 박림수 대좌 등 장성급군사회담 및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가 각각 포진해 주목된다.

그동안 장성급회담 또는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은 NLL은 비법적인 선이라며 재설정을 주장해왔고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남북 간 실질적 신뢰구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불가하다며 팽팽히 맞서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도 NLL을 둘러싼 남북 대표단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재연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이번 회담의 의제는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이를 평화수역화하는 방안,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보장,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등이다.

그러나 장성급군사회담과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들이 포진한 이번 회담에 대해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남북 장성급회담과 군사실무회담의 논의 내용들이 연장선상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의제가 중복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백 박사는 또 남측은 통일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인사들이 포함된데 비해 북측은 순수 군 인사들로만 구성된데 대해 “우리는 대북정책을 관계부처와 조율해야 하지만 북측은 선군정치라는 맥락에서 대남정책 의사결정과정에서 군이 내각 등보다 상위의 입장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북측은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때도 외교부 인사 등이 참가한 우리 측 대표단에 대해 “군사회담에 왜 민간인이 포함됐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박사는 회담에 대해서는 “북측이 NLL 재설정을 강하게 주장은 하겠지만 남북 정상 간의 합의가 있기 때문에 회담 결렬까지는 몰고가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은 NLL 재설정 문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담 의제와 관련, 우리 측은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이를 평화수역화하는 방안,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보장 외에 남북기본합의상의 8개 신뢰조치의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8개 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 ▲무력불사용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및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군사직통전화 설치.운영 ▲대규모 부대이동.군사연습 통보 및 통제 ▲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능력 제거를 비롯한 단계적 군축 실현.검증 등이다.

우리 측은 이들 8개 항 가운데 군사직통전화 설치 및 운용, 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 대규모 부대이용 및 군사연습 통보.통제 등 비교적 손쉬운 사안부터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김 장관이 이미 김일철 부장에게 제기했던 국군포로 문제와 국방장관회담 정례화, 북핵폐기 등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북측은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 외에 재래식 무기의 군축문제, 주한미군 철수, 내년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및 `키 리졸브 연습’으로 각각 명칭이 변경되는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과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 등 한미군사훈련 중단, 국가보안법폐지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