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서 휘발유 가격이 지난주에 비해 5000원 가량 하락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 소식통은 최근 주민들 속에서 이를 두고 중국 방문단의 영향이라는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기름값 때문에 울상이던 써비차 운전수들의 얼굴에서 요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지난주만 해도 1kg당 2만 원 넘게 하던 휘발유가 현재 15000원으로, 5000원 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정확한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중국 정부 방문단이 돌아간 후부터 기름 가격이 하락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아주 근거 없는 말은 아니라는 것이 ‘따스 통신(북한에서 정보가 빠른 사람을 이르는 말)’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사꾼들 속에서는 ‘핵실험 때문에 국제정세가 긴장해지는 시기에 중국정부 방문단이 왔기 때문에 현재 대북 제재에 따른 대책문제가 언급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측이 난무하는 이유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송유관이나 선박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기도 했지만, 북중국경을 통해 화물열차로도 적지 않은 원유를 수입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정제유 수출 금지라는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원유 공급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다. 북한 주민들은 대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은 언제든지 원유를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국경지역에서 진행되는 생계형 밀수를 통해 들여오는 기름양도 상당한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경과 인접한 평안북도 쪽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내려갔다고 한다”면서 “써비차를 운영하는 일부 기관들과 개인들은 기름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무더기구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 무역이 막히면 개인 밀수로라도 어느 정도는 해결되기 때문에 90년대처럼 어려운 상황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 주민들의 생각”이라면서 “수산물이 시장에 넘치는 등 경제봉쇄가 좋은 부분으로 작용한 것도 있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주민도 많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