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北특사 참석 가능할까

“새 정부와 북한이 만나서 `페이스 세이빙(facesaving.체면세우기)’을 하는 것은 꼭 필요할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2일 향후 남북관계 방향과 2007 남북정상선언의 이행 의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북한 간 고위급 특사왕래 등을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이 같이 언급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그룹에서 다음달 대통령 취임식에 북측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문제를 거론한 가운데 남북이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고위급 간 대면 접촉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정부 당국자 및 전문가들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정부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비난해온 북한이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이던 새 집권 세력이 단번에 손을 맞잡기는 힘들 것”이라며 “북도 남한 새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바라고 새정부도 남북 화해협력이라는 시대적 흐름 자체를 거스르지는 못할 것인 만큼 고위급 왕래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도 “고위급 특사 교환 등을 통해 남북관계 전반과 한반도 운명을 놓고 남한 새 정부와 북한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도 인수위 시절인 2003년 1월 임동원 특사를 단장으로 하는 방북단에 인수위원이던 이종석 전 통일장관을 포함시켜 그에게 새 정부의 대북 메신저 역할을 맡긴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취임식 특사 파견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남한 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분명해 진 뒤에야 북한이 움직일 것이며 그러자면 특사 왕래 같은 `정치적 이벤트’는 성사되더라도 새 대통령 취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또 만약 이 당선자가 대북 강경기조를 공식화할 경우 새 정부 출범 후 한동안 남북간 대화 자체가 끊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당선인 측에서 화해 기조 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북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에 곧 마련될 새 정부 대북 정책의 밑그림과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전격 성사될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일단 선례가 없고 현실적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면서 “북한은 남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본 뒤 움직일 것이기에 정권이 공식 출범한 후라야 특사교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유환 교수는 “취임식에 북한이 특사를 파견할 경우 남한 새 정부를 인정하는 의미가 있고 새 정부 입장에서도 보수 진영의 반대 가능성이 있기에 서로 부담은 있을 것”이라며 “새 정부가 만약 남북정상선언을 재검토하겠다거나 부분적으로 이행하겠다고 할 경우 취임식 특사 파견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당선인 차원에서 먼저 북에 화해협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런 차원에서 고위급 특사를 파견한다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서재진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취임 전 북한에 특사를 보내 취임식 특사 파견을 제안하면 별도의 대북 화해기조 유지 선언 등이 없더라도 북한이 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난 해결을 위해 정상선언의 합의사항 이행은 북한이 바라는 바이고 그런 점에서 새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의 원만한 유지는 북한에도 현실적 과제”라면서 “남한 새 정부가 특사 파견과 같은 제스처를 취하면 북한은 취임식 특사 파견에도 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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