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축사 ‘南北’ 분야 왜 짧고 밋밋해?

이명박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신뢰구축 필요성 외에는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별한 대북 메시지도 없었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대북 문제 비중을 낮춘 것은 집권 후반기에도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라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달리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을 담지 않은 것은 대화 분위기를 계속 살려가려는 의도가 들어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평화와 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의 책임있는 행동과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도발 중지를 통한 남북간 상호 신뢰구축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발언한 책임 있는 행동과 자세는 천안함·연평도와 관련이 있다. 북한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남북관계가 개선 될 수 있음을 또 한번 강조한 것이다. 


최근 비핵화 관련 남북·북미 대화가 열리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부 내에서는 북핵이나 무력공격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아직 없고, 대남 대미 관계 개선 또한 국내 정치에 활용할 의도가 강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일 북한이 재차 연평도 해상 NLL 인근에 포격을 감행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도 임기가 1년 여 남은 조건에서 대북 정책에 변화를 줄 경우 이명박 정부 전체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북한의 행동 변화를 봐가며 대처하는 신중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급하게 의욕적이면 역기능이 있을 수 있다. 여유를 갖고 현 상황을 침착하게 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남북 대화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천안함·연평도 등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어린이와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대화재개 분위기 조성을 염두해 둔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천안함·연평도를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비춰졌다”면서 “화해와 협력, 상호 신뢰구축 등의 원론적인 것을 강조해 대화재개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의 대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최근 재개된 비핵화 회담 등 대화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유연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우리 정부가 서둘러서 모종의 적극적인 조치를 내놓기 보다는 분위기 여건을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의 대북 정책을 펼 것”이라면서 “북한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비핵화 조치를 보아가면서 단계적으로 남북대화도 가져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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