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기부를 보며 ‘햇볕파’의 위선을 생각한다

7일자 조간 신문들은 하나같이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기부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탈북자 출신인 기자는 처음 대통령의 사유재산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평생 모은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내놓았다는 것이 잘 믿겨지지 않았다.

아무리 한국의 대통령이라 해도 한국은 엄연한 사유재산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그가 공직자로 있을 때 축적된 것이 아니라 사기업에서 수십년간 일하면서 모아온 재산이다. 아무리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이렇게 모은 재산을 선뜻 사회에 내놓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한 국가의 대통령이 권력을 쥐고도 개인의 재산을 불리기는 커녕 사회에 내놓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 전반의 도덕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본다.

물론 이전 노무현 대통령이 깨끗한 정치를 약속하고도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실도 있지만, 이번 대통령의 재산기부는 한국 사회에서 가진 사람들이 남을 위해 실천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문화가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는 먼저 대통령의 개인 재산이란 말이 낯설다. 북한에서는 국가의 모든 재산뿐만 아니라 개인의 목숨도 수령 개인의 소유나 다름없다. 북한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김정일의 말 한마디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남한에서는 대통령의 재산은 국가기관에 신고돼 국민에게 공개된다고 들었다. 북한에서 김정일과 그 가족의 재산은 철저히 비밀리에 가려져 있다. 당 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에서 최우선적으로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김정일은 독재 유지를 위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진행하면서도 나라 경제 전반과 주민들의 생활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올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소요된 비용은 3억5000만달러, 핵실험에 소요된 비용은 3억~4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러한 수억 달러의 돈은 북한 주민이 2년 동안 모자라는 식량을 모두 보충할 수 있는 양이다. ‘150일 전투’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민들을 생산현장에 내몰 필요도 없다.

북한 주민들은 올해도 여전히 식량난에 익숙해진 채로 주식이 아닌 감자나 잡곡으로 끼니를 때우며 햇곡식이 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도시 빈민층에서는 집단 자살자도 속출하고 있다. 집안에 있는 돈 되는 물건들은 모두 처분하고 그 돈으로 한 끼를 맛있게 먹은 뒤 동반 자살하는 집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루 하루 끼니를 때우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자식들도 이 지독한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절망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인민 생활과 나라 경제보다 자신의 밥상에 더 관심이 많았다. 북한 주민들이 떼로 죽어가던 시절에도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는 김정일의 식단을 채울 열대 과일, 일본 모찌, 이란 캐비어 등을 구입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또한 무기나 수산물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로는 다시 대량살상무기에 재투자하거나 자신에게 충실한 핵심 관료들을 관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김정일은 이러한 절대 권력을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김 씨 집안 3대의 권력을 보장하기 위해 주민들은 거의 한 세기를 노예처럼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비극이 또 어디있는지 서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묻고 싶은 심정이다.

대통령의 개인 재산 사회 환원 결정만으로 그의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노력해서 번 돈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내놓는 용기는 결코 과소 평가돼서는 안 된다.

개인의 재산을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해 기꺼이 내놓는 이명박 대통령과 인민의 목숨을 담보로 핵개발에 매진하는 김정일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라고 매도하면서도 김정일에게는 한 없는 아량과 교태를 마다 않는 일부 정치세력과 좌파집단, 즉 햇볕파들의 위선에 신물이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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