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여당추천 과반수부터 바꿔야”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가장 꼼꼼하게 지적한 의원을 뽑는다면 주저없이 한나라당 김재경(金在庚, 경남 진주 을)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국가인권위의 북한 인권에 대한 소극적 대처를 3년 간 인권위 회의록을 분석해 질타했다. 통일부의 방북 심사의 문제점도 관련 자료와 증언을 모아 집중 질의했다.

그 결과, 국군을 살해한 인민군 출신과 일본에서 간첩 교육을 받은 보안관찰 대상자들도 금강산에 갔다 온 사실이 밝혀졌다.

김 의원은 국회가 북한 인권 개선에 나서는 것 자체가 국가 기관이 자신의 고유의 역할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3일 오후 김 의원으로부터 이번 국감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이번 국감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 소극적 대처를 집중 추궁했는데.

결국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로 접근해야 한다. 정치적 입장이나 의도를 배제하고 보편적인 맥락에 서있어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는 국가기관과 의회가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문제다.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 인권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처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인권위가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인권위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정부 여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영향력을 차단돼야 인권위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인권위가 정부 여당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했는데.

집권세력과 독립돼 운영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어려운 원천적인 문제(대통령과 여당 추천 인권위원이 과반수)를 가지고 있다. 표결을 하면 정부 여당 뜻대로 움직이도록 돼있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해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제도 개선 방안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법을 바꾸는 문제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문제제기도 했다.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렇다.

-통일부의 최근 방북 관련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방북 승인 권한은 통일부에게 있다. 통일부는 방북 신청이 오면 먼저 각 국가기관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따진다. 경찰청에는 수사 과정이나 재판 계류 여부, 법무부에는 출입국 문제, 국정원에는 신원 특이동향이 있는가를 의뢰해서 통일부 장관이 최종 판단한다.

지금까지는 국가기관의 의견을 수용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통일부가 일방적으로 방북 승인을 해주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금강산 관광 때 열 명의 보안관찰 대상자에 대해 국정원이 방북 승인 반대의견을 냈음에도 통일부가 승인했다. 그 중에는 국군 살해자, 일본에서 간첩교육 받은 사람도 있다.

통일부가 국가 운영 시스템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가는 기본질서와 상징성 등을 고려해 방북 요건을 가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아리랑 관람을 위한 평양 방문에서는 법무부 신원조회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는데.

아리랑 평양 방문 때는 이틀의 여유를 주고 수 백 명의 신원조회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법무부 실무라인에서 상당한 불만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했지만, 통일부가 유야무야 넘기는 분위기였다.

국가 운영에 있어서는 각 부서의 역할이 있다. 이것을 존중해야 국가가 균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어느 한 부처에서 시스템을 독주해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은 북한인권법 통과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국회의 인권법 제정 시도를 어떻게 보는가?

여러 가지 미묘한 문제가 실제 존재한다. 결국 이 문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세우면서 명분을 살려가야 한다. 사실 법으로 집행하기 보다는 독립된 국가기관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국가기관(인권위)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니까 의회가 나설 수밖에 없지 않은가. 국가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은 결과다.

-미국이 인권법을 제정하고 일본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한국 정부와 의회의 태도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 이야기가 자신들도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내세워 인권을 말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의견 표명도 안하니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인류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대접을 받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하라는 충고를 한다.

-북한인권법안 처리가 주목되는데.

(북 인권에 대해) 정부에서는 묵묵부답이고, 인권위원회도 답이 없다. 국가인권위 회의할 때마다 이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할 것이다.

-아리랑 관람 방문할 생각이 있는가?

기회가 되면 직접 가서 볼 생각도 있다. 눈으로 확인해 보면 현실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터뷰/정리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