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가 결국 자진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직에 지명했지만, 이제 싫다고 하니 문 지명자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 지명자의 자진사퇴와 함께 동시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여야(與野)와 언론이 합작하여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보수 정권마저 후안무치(厚顔無恥)를 보여줬다. 


박 대통령은 문 지명자가 청문회까지 가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이며, 국민들도 그런 발언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 생각해보자. 만일 바다에 빠진 사람이 익사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해경대원의 입에서 그저 ‘안타깝다’라는 말만 나왔다면?


세월호 선장과 선원은 죽어가는 승객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자기들만 탈출하기 바빴다. 대한민국호(號)의 선장 박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 그리고 해경 역할을 해야 할 새누리당은 물에 빠진 국민을 구조하기는커녕, ‘이제 지쳤으니 그만 살고 죽으라!’고 내친 셈이 된다. 문 지명자의 사퇴와 함께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도 상당 부분 무너져 내렸다.


이번 일은 한국 현대정치사의 부끄러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들판 넘어 멀리서 뇌우(雷雨)가 치는 소리는 변화의 조짐을 예견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그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는 법이다. 오늘, ‘KBS 보도국’이라는 저질 언론이 오도한 여론을 빌미로, 지켜야 할 가치와 정치적 책임을 포기하고, 무지한 야당의 협박에 굴복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사실상 정치적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이들에게는 정치 모리배와의 야합이 일시적으로 가져다주는 달콤한 삶만이 그 관성에 의해 조금 더 연장될 뿐이다.


이제 한국의 보수진영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제2의 민주화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새민련도, 박근혜 정부도, 또 ‘KBS 보도국’과 같은 저질 언론도, 제2 민주화 운동의 동지가 아니라 대상(對象)이다. 제2 민주화 운동의 요체는 대의 민주주의 실현이고, 법치주의 정착이며, 천민선동정치 타파이며, 국민들에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되돌려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 언론, 정권이 하나가 되어 개인의 인권을 압살하는 현 상황에서 제2 민주화 운동의 길은 무척이나 험난해 보인다.


이순신 장군의 12척이 부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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