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대화’‥남북관계 전문가 진단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서울이 아닌 곳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려도 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상회담의 실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단순히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담은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국군포로.납북자, 금강산.개성관광 등 남북 현안을 일괄타결하는 ’스몰바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 정상회담 장소로 서울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걸림돌 하나를 제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회담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12월8일 있을 북-미 양자대화가 머지않아 6자회담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본다. 그 일련의 흐름 속에서 곧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할 것이다.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당장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난 시급하다고 본다. 남북 정상의 통큰 결단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관리한다는 인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랜드바겐’이 북핵해결 방안이라면, 국군포로.납북자, 금강산.개성관광, 이산가족 상봉, 대북 식량지원 등의 문제는 일괄타결 방식인 ’스몰바겐’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다. 북한에 대한 일정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핵 우선해결’에 집착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이다. 북핵문제가 정말 중요하다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을 해결하겠다는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 한반도 문제에는 북핵같이 국제적 성격을 띠는 것이 있는 반면 국군포로.납북자 등 남북간 풀 수 있는 사안이 있다. 이런 문제를 풀겠다면서 어떻게 선(先)비핵화만 외칠 수 있겠나.

북핵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는 병행적이어야 한다.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이 정상회담인데, 비핵화 성과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북한과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협상의 문을 여전히 열어놓았다. 서울 답방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서울이나 한국이 아니어도 만나겠다고 한 점에서 그렇다.

북한이 최근 보인 모습을 보면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는 게 분명하다. 지난 정권에서처럼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다시 받으려고 남북관계를 바꿔보겠다는 의도라고 본다. 후계구도 측면에서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우리로서는 ’북핵’ 문제를 남북정상회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방안이 꼭 필요하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 =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장소를 양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핵문제와 관련해 남북간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처럼 정상회담을 업적으로 포장하고 하나의 행사로서 정치력을 키우는 수단으로 삼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

회담 장소는 제주도나 개성 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평양에서 이미 두 차례나 회담을 했는데 이번에도 평양이라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본다.

회담에서 실질적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홈그라운드 이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매번 우리 대통령이 평양으로 간다면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다만 장소 양보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보상이 확보된다면 평양이어서 안 된다고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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