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석탄價 폭등에도 양강도선 가격 하락, 왜?

진행 : 매주 북한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최근 첫눈이 내렸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요. 오늘도 저번 시간에 이어서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월동준비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북한 주민들의 월동준비로 겨울용품구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기자 : 네. 요즘 날씨가 한결 추워졌다는 것을 출퇴근길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데요, 주민들의 옷차림이 많이 달라졌죠? 저도 지난주엔 얇은 옷을 입고 출근했었는데 오늘은 보다시피 뜨개 옷을 입었답니다. 저는 이맘때쯤엔 북한 주민들의 바쁜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밝지마는 않는데요, 저는 한국에 정착한 이후엔 특별한 월동준비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와는 반대로 북한 주민들의 고달플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은 거겠죠.


오늘 시간에는 북한 주민들의 겨울나기 준비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화목(火木·땔감) 마련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도시와 농촌의 주민들의 화목마련이 다르고 간부와 저소득층에 속하는 주민들의 월동준비도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오늘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의 월동준비라고 하면 화목과 김장마련 등이 기본이라고 하더라고요, 보통 1세대 당 월동용으로 준비하는 화목은 얼마나 되는가요?


기자 : 네, 월동용 화목은 집의 크기, 경제여건이나 근면성 등에 따라 그 양이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또 도시와 농촌에서의 차이가 있고요, 지역에 따라 석탄을 사용하기도 하고 통나무를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또한 풀단이나 잡관목으로 겨울나기 화목을 마련하는 곳도 있는데요, 주민들은 각자 자신들의 생활수준에 맞는 겨울나기 준비를 하기 때문에 그 양에 대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기가 어렵습니다.


양강도 농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월동용 화목으로 보통 5립방(입방, 세제곱)을 사용합니다. 농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아침저녁으로만 불을 지피는 것이 아니고 점심에도 아궁이에 불을 때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가공해서 먹어야 하는 음식들이 많기 때문에 나무가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답니다. 불을 많이 때면 그만큼 뜨뜻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는 농촌에서 많이 살았었는데요, 도시에 있는 친척집에 놀러갔을 때 농촌 집들보다 덥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시의 집은 농촌집 구들장처럼 구석까지 온기가 가지 않게 설계가 돼 있었고 불도 많이 때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3~3.3입방이면 충분히 겨울을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네, 도시 주민들이 농촌 주민들보다 월동용 화목마련을 적게 마련한다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것 아닌가요?


기자 :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도시 주민들은 대부분 월동용 화목을 시장이나 현지에서 구매를 해야 하지만 농촌 주민들은 굳이 돈으로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농촌 주민들은 산에 직접 가서 나무를 하기 때문에 돈이 드는 것보다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되죠. 매일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도시 주민들과 달리 농촌 주민들은 현금을 벌어들이기가 쉽지 않답니다. 그래서 대부분 주민들은 자체로 산에서 화목을 마련한답니다. 그런 면에서는 월동용 화목이 적게 든다고 할지라도 도시 주민들은 돈을 주고 구매해야만 하기 때문에 돈이 더 들 수밖에 없는 거죠.


진행 : 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장사를 못하면 생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요? 풀이나 잡관목으로 월동용 화목을 마련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주민들이 이렇다고 봐야 될까요?


기자 : 네, 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도 아니고 그렇다고 도시도 아닌 애매한 지역에 살고 있거나 지역 특성상 나무를 할 수 없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발전소 주변이라든가, 군부대가 있는 지역이라든가, 이런 지역들은 주변에 나무를 할 수 없거든요. 그리고 나무를 베기만 하고 관리를 잘 하지 않아 나무가 전혀 없는 민둥산들도 있거든요, 이런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부득이 해마다 조금씩 자라나는 잡관목이나 쑥대 같은 억센 풀로 난방을 해결하기도 한답니다.


이런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제한되어 있는 잡관목이나 풀을 먼저 베다 놔야 하는 것 때문에 나무가 많은 지역 주민들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답니다. 조금만 늦어도 다른 사람이 먼저 베가기 때문인데요, 그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돈을 투자해서 시장에 나가 화목을 구매해야 되거든요, 이런 경우라면 화목비용은 물론 운송비도 들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답니다. 이런 불이익을 보지 않으려고 대부분 주민들은 새벽과 늦은 저녁까지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주민들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잡관목이나 풀단으로 난방을 해결하려면 꽤 많은 양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기자 : 아무래도 잡관목이나 풀단을 월동용으로 사용하려면 나무보다 더 많은 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확한 양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한데 월동용으로 마련하기에는 나무보다 몇 배는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진행 : 석탄을 이용하는 지역들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경우 석탄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가요?


기자 : 네, 보통 월동용으로는 2톤가량의 석탄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석탄이 많이 나는 고장들에서는 자체로 탄광주변에 가서 석탄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은 돈을 주고 구매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현재 양강도 혜산 시장에서 석탄 1톤의 가격은 31만 1000원으로, 지난달에 비해서는 2만 원 가량 하락했습니다. 2톤을 준비하려고 하면 62만 원 정도가 있어야 되는데요, 이는 나무를 이용한 월동준비보다 20만 원 정도 더 소비된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다만 월동용 화목이나 석탄 사용량은 가정마다 차이가 있을 겁니다.


진행 : 최근 대중 북한 석탄 수출 가격이 100달러에 육박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상황인데요. 왜 북한 내에서 팔리는 가격은 하락 추세인가요?


기자 : 일단 양강도에서의 석탄 가격과 수출 가격과 비교한다는 건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양강도에서 팔리는 건 주민들에게만 판매하는 석탄이라는 건데요. 수출용 석탄은 품질검사가 엄격해서 버럭탄(열량이 낮은 석탄)을 섞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주민들에게 파는 건 당연히 섞습니다. 생산품 자체가 다르다는 말로, 수출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해도 시장 가격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또한 석탄 가격은 지역차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평안남도나 사리원 등 수출용 석탄을 생산하는 곳에서는 당연히 수출 가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겠죠. 하지만 양강도는 그것도 아니라서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서만 가격이 변동된다고 봐야 겠죠.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난방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북한 장마당 동향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대부분 시장들에서 겨울용품 가격이 조금씩 변동을 보였지만 다른 품목들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800원, 신의주 5400원, 혜산 5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 1kg당 평양과 신의주는 1100원, 혜산은 11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40원, 신의주 8105원, 혜산은 814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는 1150원, 혜산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원, 신의주 11100원, 혜산 105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7650원, 신의주 7750원, 혜산에서는 78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6000원, 신의주 6150원, 혜산은 6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