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 돈 떼먹다 신고 당한 삼지연돌격대 대대장, 안전부 끌려가

김정은 삼지연 방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19년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삼지연건설현장 방문소식을 전하며 공개한 삼지연관광지구 전경. /사진=노동신문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봉쇄령이 내려졌던 북한 양강도 삼지연에서 돌격대 대대장이 돌격대원들의 돈을 떼어먹은 것으로 안전부에 붙잡히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정부의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방역 조치로 삼지연돌격대 대원들의 외출이 차단된 상태에서 한 대대장이 가족 측에서 보내온 돈을 대신 받아주기로 약속하고는 떼어먹은 것이 탄로나 2월 초순 안전부에 구류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말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밀수 사건으로 혜산과 삼지연 일대에 다시금 봉쇄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지연돌격대는 내부적으로 대대 간 접촉이 차단되는 것은 물론 외부 노동과 외출도 전면 금지됐다고 한다.

외부에서 차량으로 자재를 실어와도 그 차량이 돌아간 다음에야 나와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내부에 머무르며 하는 작업만 하는 상황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돌격대의 식생활 형편도 좋지 않았는데, 실제로 김치가 다 떨어진 가운데 하루 세끼 식당에서 주는 옥수수밥만 먹은 돌격대원들이 그간 많이 야위고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에서는 돌격대원들의 식생활 조건을 보장한다면서 각 대대가 속한 곳에 작은 매대를 하나씩 설치해놓고 식품들을 비치해 놓았지만, 돌격대원들은 돈이 없어 사 먹을 수도 없는 처지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돌격대 대대장들에게만 외출 허가가 내려지면서 이들이 돌격대원들의 집에서 보내온 돈을 대신 받아 전달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중 한 대대장이 이를 틈 타 돈을 챙기고 일부 돌격대원들에게 전달해줄 때도 80% 정도는 떼어먹고 20%로 먹거리를 사주고 달래는 식으로 어영부영 넘어가 논란이 불거졌다.

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가족들이 들고일어나 돌격대 지휘부에 신고했고, 결국 이 대대장은 안전부에 붙잡혀 현재 구류된 채 예심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번 사건이 있고 나서 돌격대 지휘부는 모든 대대를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일들이 벌어진 게 있는지 파악하는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