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개방적 제스처 北, 내부선 외부 접촉 공포 분위기 조성

북한 김정은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가수들의 평양 공연을 받아들이는 등 대외 개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외부 접촉 차단 및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주민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2일 함경북도 청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국가적, 반인민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엄격히 처벌하고 제 때 신고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회가 진행됐다”며 “강연의 주 내용은 불법으로 월경한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거나 외국으로부터 돈을 송금 받는 것을 근절할 것에 대한 강조였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같은 내용의 강연회가 청진시뿐만 아니라 각 도시의 공장기업소, 협동농장 및 인민반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북한)중 국경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외부와 통화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 당국이 탈북민과의 통화와 가족에 대한 송금 과정에서 내부 정보 유출 및 외부 정보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민에겐 남북, 북미 회담 및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는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이 내부에 회자되는 걸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도 읽혀진다.

특히 이번 강연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기존보다 처벌이 훨씬 강력해졌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적발될 경우 전화 통화 및 송금을 도와준 브로커를 처벌하고 돈을 압수하는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탈북민 가족을 ‘반역자’로 취급하고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15년 형법 개정 당시 ‘비법적인 국제통신죄'(222조)를 신설해 ‘불법적으로 국제 통신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또는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해외 통화를 하고 송금을 받은 탈북자 가족을 ‘반역자’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기존의 노동단련형이나 노동교화형보다 처벌 수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정치범 수용소까지 보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 같은 조치는 주민 통제 및 외부 접촉 차단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소식통은 또 “보통 강연회가 당 선전선동부에서 내려오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국가보위성에서 실시했다”며 “사정상 본 강연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을 따로 소집해 교육을 받게 하는 등 한 사람도 빠지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금번 강연회는 단순히 당(黨)의 정책을 교육하거나 선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에 대한 처벌과 감시를 강조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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