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호’ 장기화?…나포위치·남북관계 변수

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국내 어선 ‘대승호’가 북한 경비정에 나포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북한 당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8일 “동해에서 조업 중 실종된 ‘대승호’가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추정되는 해상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단속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밝혔다. 나포된 ‘대승호’에는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이 타고 있다.









▲8일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어선 대승호 추정 이동경로 /김봉섭 기자

해경에 따르면 포항어업정보통신국은 이날 오후 2시35분께 위성전화를 이용, 대승호에 “지금 북한 경비정에 끌려가느냐”라고 물었으며 이에 대승호에서 “네”라고 답했다. 이들과 마지막 교신에서 성진항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성진항은 함경북도 김책시에 위치한다.


대승호가 북한 해역을 침범했는지, 공해상에서 강제 피랍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발표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나포위치’가 귀환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측 EEZ을 침범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EZ에서 단순 운항은 공해(公海)처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조업이나 채굴 등 경제적 행위를 했다면 영해처럼 단속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대승호는 7일 오후 6시35분 어업정보통신국에 보고할 시 위치가 국내 어선의 조업이 가능한 ‘한일중간수역’이었다. 8일 오전 5시35분께 추가 보고가 있었어야 했지만 연락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번 ‘대승호’ 나포가 영해보다 넒은 개념인 EEZ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볼 때 북한이 사건을 ‘계획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승호 사건을 ‘정탐활동’으로 규정하고 억류상황을 장기화해 천안함 사건이후 대북압박을 가속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흔들기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대승호 문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 국민과 함께 나포된 중국인 3명을 고려할 때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의 혈맹인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북한이 매체 등을 통해 나포 경위를 발표하거나 우리 정부에 통지문을 보내는 시점 등이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정부 당국은 조만간 북측에서 대승호 관련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과거 나포사례 등을 검토하면서 후속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나포위치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동안 우리 어선의 나포사례를 볼 때 대승호의 귀환 시기는 남북관계와 밀접히 연계돼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 대결국면의 남북관계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 따른 북한의 ‘협상카드’ 이용 가능성에 따라 다소 귀환이 늦어질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7월 말 위성항법장치 고장으로 북방한계선을 13km정도 넘어갔다가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던 ‘연안호’ 사건 때도 북한은 다음날 전화통지문을 통해 나포사실을 통보했지만, 이후 한 달 동안이나 선원들을 억류해 조사한 후 8월 29일에야 귀환 조치했다. 


반면 남북관계가 비교적 좋았던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선원 귀환문제가 비교적 쉽게 풀렸다.


2005년 8월에는 동해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던 어선 3척이 북측 수역에 들어갔다가 나포됐지만, 특별한 혐의점이 없다는 이유로 같은 날 오후에 귀환했고, 같은 해 4월에는 ‘황만호’ 선장이 만취상태에서 월북했지만, 5일간 조사를 받은 뒤 귀환했다.


또 2000년 6월에는 서해 백령도 주변에서 까나리 조업을 하던 ‘결성호’가 GPS 고장으로 월북했지만,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다음날 백령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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