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의식 정치권 북핵대응 사분오열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식을 놓고 정치권의 분열과 혼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각 정당이 북한 핵실험의 책임소재와 대북제재의 방향 및 수위를 놓고 대립상을 노출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같은 정당내에서도 계파별로 입장 분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념적 스펙트럼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까지 개입되면서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서고 북한이 2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당사자인 한국은 국론분열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은 20일 당내 일각의 반대 기류에도 불구, 천정배(千正培) 전 법무장관 등 소속의원 6명과 함께 개성공단 방문을 강행했다.

김 의장은 북한의 핵실험에도 남북교류협력을 지속해야만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으로 향했지만, 정장선(鄭長善) 김부겸(金富謙) 비상대책위원 등 당내 중도파 인사들은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할 징후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방문은 부적절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은 20일 당 전략기획국이 국민의 정부의 ‘햇볕정책’과 참여정부의 ‘포용정책’의 차별대응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북핵대응의 혼선이 재연되고 있다.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지난 17일 전남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관계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뤄놓은 것을 다 깽판쳤다”며 햇볕정책의 우위를 강조하듯 말했지만, 다음날인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햇볕정책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을 포용정책이 더 망쳤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차별대응의 필요성을 담은 당 문건이 공개되면서 한나라당은 호남표심과 보수층 표심 사이에서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긴급의원간담회를 열고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확대참여 등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북핵해법을 도출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의 정부와 햇볕정책의 ‘계승자’란 상징성 때문에 여전히 대북제재 신중론과 강경론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방북계획 등 북핵대응과 관련, 민족해방(NL) 계열은 북한 핵 자위권 보유, 민중민주(PD) 계열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따른 북한 핵보유 반대를 내세우며 논쟁을 벌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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