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포용정책 ‘정경분리’ 원칙 취해야”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 포용정책의 운용방식을 바꾸고 정부의 대응도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책연구소인 국제조사문제연구소 조성렬 기획실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이사장 법륜) 창립 2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정부의 포용정책은 유화정책적인 운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실장은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국민적 합의 부족 ▲국제적 지지 약화 ▲북한의 변화 거부 등 으로 한계를 드러냈고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의 현상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는 상태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정부, 기업, 민간단체별로 대응방식을 달리하는 ‘정경분리’의 원칙을 취해야 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만큼 국민적 합의가 최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 포용정책이 전략적인 고려에 의해 이뤄지는 것인 만큼 국민적인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되고, 개성공단 기업 진출이나 기업 주도의 금강산관광 등 민간부문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자율적인 판단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을 둘러싼 국제적인 현안들이 국제법이나 협약위반이 아니라 단지 미국과 입장차이라면 굳이 대북 비난에 동참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포용정책이 잘못된 행동에 대한 포용이나 관용을 의미하지 않는 만큼 북한이 합의를 위반했을 때는 반드시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협사업과 관련, “북핵실험이나 6자회담 중단 등 군사외교적 현안 전개에 따라 어느 정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막대한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개성공단 본사업 추진을 연기한다든지, 비수기 금강산관광 촉진을 위해 주는 정부보조금을 당분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전환이 필요하다며 ▲정권변화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남북관계나 6자회담의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 취급하며 ▲민족문제와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관점을 결합한다는 등 새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와 협력 사이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남북경협의 키워드(핵심어)는 ‘활성화’가 아니라 ‘관리’가 돼야 하며 지금까지 이룬 것을 지켜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실험 이후 경협에서 한국 정부의 위상과 역할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면 순수 민간기업, 공기업, 지자체 등 다른 대안적 주체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아울러 “대북 인도적 지원과 정부의 대북정책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반 의사결정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