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단체 10돌 성과와 과제

1990년대 후반 북한의 식량난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민간 대북지원 사업이 어느덧 10년을 맞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좋은벗들,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유진벨 등 단체들이 속속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7일 단체 관계자들은 높아진 상호신뢰를 가장 큰 성과로 꼽으면서도 모니터링 강화, 전문성 확보, 재정 안정화 등을 과제로 지적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 사무총장은 “민간교류가 확대되면서 남북 간 화해와 공존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대가 아니라 협력의 상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한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핵과 미사일 등 악재가 돌출했지만 예전처럼 곧바로 안보위기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끊임없는 교류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한국JTS의 김경희 사무국장 역시 “적대감이라는 체감 온도가 10년 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면서 “북한도 완전히 개방되지는 않았지만 많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소속 단체가 48개에 이르고 의료, 아동, 농업 등 대북지원 영역이나 지역이 특화.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지원 현장에서 실무접촉이 늘고 평양 뿐 아니라 농촌지역에 까지 기술인력이 들어가고 있다”면서 점에서 면으로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 관계자들은 북측에서 단체별 교류가 다양화되면서 각 사업을 매듭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라고 전했다.

그만큼 북측에서도 대외 민간단체와 ’협력 지역’을 상당히 넓게 잡는 추세다. 특히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서부지역(남한 단체), 북부 접경지역(해외동포), 동부지역(국제 NGO) 등으로 지역별 파트너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간 인적, 물적 교류의 폭이 넓어졌지만 비판적인 시각이나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그 첫째가 지원 물자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제기구나 단체의 경우 철저한 모니터링을 전제로 대북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단체는 이에 소홀하다는 것.

김 사무국장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모니터링을 확대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당장 국제기구 수준으로 갈 수는 없지만 단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단체 관계자들은 “최소한의 모니터링을 요구하다 사업을 못 할 수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하고 개발지원의 경우 현장 모니터링이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 사무총장은 “최근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은 의료 현대화, 장비지원, 시설개선 등으로 (군부로) 전용 가능성이 낮다”면서 소규모 개발지원은 분배 투명성 시비가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또한 재정 안정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들어서면 모금이 현저히 줄고 기업도 사업 참여를 꺼리기 때문에 기존 사업을 계속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대북지원만 전문으로 하는 단체는 개인 회원이 거의 없어 정세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사업을 계속하기가 힘들다”며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때가 많아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 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북측은 우선 물자가 오는 쪽과 일하려 하고, 여전히 돈이 뒷받침되지 않는 신뢰는 허약하다”면서 “정부는 민간단체 지원금을 ’n분의 1’로 분배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실적과 사업계획을 고려해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들은 이 밖에 북한의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교류.협력 태도, 구호사업 중심의 정부 지원, 일회적인 소규모 개발사업 난립, 민관(民官) 협력 시스템 부실 등을 대북사업의 걸림돌로 꼽았다.

김 사무국장은 앞으로 대북지원의 과제에 대해 “정부가 기본적인 정책을 세우고 이에 따라 정부, 단체, 기업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며 “구체적이고 뚜렷한 방향이 설정돼야 보다 폭넓은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