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중유 제공 왜 서두르나

정부가 2.13 합의의 초기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인 대북 중유 5만t 제공을 가급적 빨리 이행하려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중유 5만t 중 첫 항차분의 북송을 북한과 약속한 착수 시한이 끝나는 이달 14일 착수한다는 방안을 추진하다 5일 오후 당초 방침을 변경, 이틀 앞당긴 12일에 첫 북송을 개시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첫 항차 출항 이후 20일 이내에 중유 5만t의 배송을 완료하기로 한 북측과의 합의를 지키려면 14일에 맞춰 출항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했으나 갑자기 출항시기를 이틀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중유 제공에 속도를 내는 것은 2.13합의에 명시된 북한의 초기조치인 핵시설 폐쇄를 조기에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9.19 공동성명과 2.13합의에 명시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중유 첫 항차분이 도착했을때 핵시설 폐쇄의 시작인 가동중단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북한이 조기에 영변 원자로 스위치를 내리게 하려면 우리가 줘야할 것을 최대한 빨리 줘야할 상황인 만큼 정부는 중유 제공을 가급적 빨리 착수해 조기에 마무리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구상대로 남북이 초기조치와 상응조치를 조기에 이행할 경우 6자회담 트랙을 하루라도 빨리 복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6자 수석대표 회담을 필두로 한 6자 트랙의 복원시점은 북한이 핵시설 폐쇄에 착수하는 시기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핵시설 폐쇄를 이끌어 냄으로써 6자 트랙의 조기 가동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한.미 등은 현재 북한의 핵시설 폐쇄 착수에 발맞춰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 2.13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다음 단계인 핵프로그램 신고 및 불능화 단계 진입을 위한 초보적 협의를 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미는 내달 2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6자 외교장관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 이달 안에 별도 장소에서 6자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핵폐기 2단계로 나아갈 동력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초기조치 및 상응조치 이행을 하루 이틀이라도 앞당김으로써 6자 트랙을 조기에 가동시키는 것이 낫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인 것이다.

정부는 12일 첫 항차분 중유 수송이 개시돼 14일께 북한에 도착할 경우 바로 그날 북이 핵시설 가동중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ㆍ검증단이 이르면 14일께 입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6자 수석대표 회담도 당초 알려진 시점보다 다소 앞당겨진 16-17일께 개최될 수 있게 되고, 이럴 경우 이달 안에 6자 외교장관 회담을 열 수 있는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