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중대제안 美전문가 반응

북한의 핵 폐기시 독자적으로 200만 ㎾의 전력을 북한에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우리 정부의 대북 ’중대 제안’에 대해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12일 “좋은 아이디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대북한 유인책이 “왜 6자회담 재개 전 한국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발표됐는지 모르겠다”, “당근만 있고 채찍이 없는 것 아니냐”, “북한이 약속을 행동으로 옮긴 뒤 전력을 제공해야 하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등 다소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한편 국무부 관계자는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중대제안에 대해 “창조적이며 북한 핵 해법에 유용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만큼 “논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 기본적으로 북한에 유인책을 제공해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좋다고 본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한국이 북한이 핵무기나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시작한 뒤에, 즉 북한이 약속을 실제로 행동에 옮긴 다음에 전력을 제공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이 주장했던 ‘행동 대 행동’, ‘말 대 말’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채택한다면 이같은 전력 유인책 제공은 단계적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일은 지난 2002년 7월 북한의 경제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주요 경제변화를 추구했다. 그는 또 정확히 같은 시간에 고농축 우라늄을 다른 나라들이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진전시키고 있었음이 나중에 발견됐다.

김정일은 북한이 매우 큰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매우 잘 안다. 중국은 김일성 때부터 북한에 중국식 경제모델을 따를 것을 설득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 북한이 한국의 전력을 받게 되면 북한이 중국식의 경제개혁 모델을 따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 = 한국정부가 이 시점에 대북 중대 제안을 왜 발표했는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북한이 무엇인가 하기로 합의한 후에 발표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한국의 발표는 북한측에도 혼란과 의구심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의 이같은 제안은 경제 유인책으로 북한과 협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으나 북한이 더 우려하고 있는 것은 정권 생존을 위한 안보 문제이기 때문이다.

6자회담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국, 일본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 좋을 뻔했다. 한국이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를 좋아하지 않듯이 이번 발표는 일방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 발비나황(헤리티지 재단) = 결국은 북한의 기간 시설을 그렇게 도와주는 것이 핵문제와는 별도로 생각해도 앞으로 한국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북한이 조금씩 경제발전하는 것이 한국에게도 좋다. 한국의 전략적인 판단이다.

이것은 북한이 핵무기가 없다고 해도 한국이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 남북간의 경제거래나 통일 등을 대비해서 북한에 전력을 제공하는 것은 좋다. 북한은 앞으로 10년, 20년간 전력시스템을 한국에 의존하게 된다. 이런 제안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원칙이다. 북한과의 거래에서는 언제나 이렇게 긍정적인 유인책 즉 당근만 주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의 부정적인 유인책 즉 채찍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다.

또다른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한다고 약속해도 그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6자회담의 다른 5개국이 확실히 북한을 믿을 수 있을 만큼 북한이 핵포기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북한이 그러겠느냐는 것이다. 다른 나라 전문가들이 북한에 들어가 검증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그것을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전력제공은 단기적으로 코앞에 닥친 문제를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당근을 주겠다고 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의 채찍은 어떤 것을 사용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