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영향 속 2018년 북한 경제는 어땠나?

[데일리NK 연말 기획④] 당국과 주민 모두 타격…체제 비판 의식은 커져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올해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사실 대북 제재에 따라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북한 당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광물 등 각종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억 달러의 손실을 맛보게 됐다.

이는 파탄난 대중 무역 수치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11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1억 9175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북 수출도 20억 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줄었다.

김정은 체제가 강성국가 건설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추진한 핵미사일 개발이 오히려 중앙 핵심기관들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드는 꼴이 된 셈이다.

또한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이 보내온 자료와 전언들을 종합해 보면, 김정은 체제는 통치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에 대해서도 주민 충성자금 상납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당국, 충성자금 상납 독촉각종 명목의 세금 징수 극성

그렇다면 북한 당국은 올해 이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나? 일단 각종 수입원이 차단된 북한 당국은 첫 번째 방안으로 간부들에게 ‘충성자금’ 상납을 독촉했다. 또한 해외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할당되는 과제량을 늘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울러 그동안 무역업자를 중심으로 밀수가 진행돼왔지만, 올해부터는 국가 당국에서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국가보위성과 국경경비대에 밀수를 눈감아 주라는 지시도 하달됐다고 한다.

특히 연말 총화를 앞두고 이를 채우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 나와 있는 무역일꾼들은 항목도 가리지 않고 안면이 있는 대방(무역업자)에게 협력을 부탁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북한 당국은 대형 건설 사업을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과제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일반 주민들의 돈주머니를 노렸다. 예를 들면 양강도 삼지연 공사의 경우 공사 시작 이후 지속적으로 1000, 2000원씩 상납을 강요하고 있다.

올해 정권수립 70주년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을 위한 비용충당 목적에서 해외노동자에게 상납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 아울러 함경북도 나선에서는 월급의 일부를 먼저 떼고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김일성·김정일 기금’ 상납을 유도하고 있다. 체제의 우호적 인사를 끌여들여 후원금을 확충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그 대상을 주민들에게까지 확장한 셈이다.

지난 11월 초 중국에서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무산 광산 근처 두만강변 모습. 두만강 물의 오염도를 통해 가동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 / 사진=데일리NK

애꿎은 주민 생계에도 타격제재 품목 종사자들 직접 피해

데일리NK가 지속 체크해 본 결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김정은 체제의 미사일 개발 및 통치자금 차단을 꾀하고 있지만 애꿎은 주민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일단 석탄 수출이 여의치 않자, 탄광 근로자들이 곧바로 거리로 나앉게 됐다. 탄광을 통해 밥벌이를 했던 식당과 물류 업체들도 갑자기 할 일을 잃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탄광이 몰려 있는 황해북도 승호 구역 등에서 개인들이 몰려와 석탄을 캐는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즉, 석탄을 개인들이 무분별하게 캐다가 굴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수출이 여의치 않게 되자 최대 철광석 생산지인 함경북도 무산광산이 최근 사실상 가동을 중단했다(물론 밀수는 이뤄진다고 한다). 이에 광산 노동으로 벌이를 하던 무산 지역 주민들이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또한 철광석 생산 가동이 중단되자 김책시 소재 성진제강연합기업소도 가동이 여의치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는 관련 업계에도 타격이 미치고 있다는 뜻으로, 당국에서 향후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섬유나 수산물 교역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직종에 종사했던 주민들 생계도 어려워지고 있다. 예를 들면 평양 하당방직공장의 경우 종업원이 1000명 정도 있었는데 전부 일이 없어 놀고 있다는 이야기를 올해 여름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이 증언한 바 있다.

또한 수산사업소나 북중 합작·합자 기업이 몰려 있는 함경북도 나선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처럼 수산물 등 주요 상품에 대한 수출 길도 막혀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주민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전술했다시피 이런 수산물 밀수도 당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민들, 자력갱생 능력 강화체제 비판 의식은 커져

한마디로 2018년 북한 주민들은 힘든 시기를 견뎌냈다. 강력한 대북 제재에 먹고 살기 힘들어졌지만 당국에서도 별다른 대책을 세워주지 않다는 점을 인지한 주민들은 스스로 ‘자력갱생’ 방안을 마련했다.

국제사회에 제재 안 풀어줘도 자력갱생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는 북한 당국과 비교해 볼 때 “인민을 신경 안 써줘도 우리는 알아서 살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과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북한에서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인식 확장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시장은 물론이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임대업도 인기다.

시장에서는 메뚜기 장사도 극성이다. 물론 북한 보안원들도 얼마 간의 뇌물을 받고 이를 묵인해 주고 있다. 생계활동은 갈수록 치열하게 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밀수를 하는 사람들도 지속 늘고 있다. 대학생들의 밀수도 흔한 일이 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통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밀수 루트와 품목을 장악하고 나섰지만, 주민들도 이에 대한 방안을 지속 강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제재에 북한 주민들도 ‘면역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다소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 모습도 지속 포착되고 있다. 특히 당국이 적절한 대안 마련을 모색하기는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자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무산광산 지원 사업에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 등을 지켜보면서 교역 확대를 예상한 주민들이 관계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예상하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행동이 없자 이제는 기대감을 접었다는 이야기도 지속 나오고 있다.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 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북한 주민. /사진=데일리NK

민심 변화 지속 체크 절실김정은 체제 변화도 적극 유도해야

결과적으로 내년에도 민심 이반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면에서 대북제재 해제는 여전히 북한 당국에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경제 개발과 북미 수교의 디딤돌로 삼으려고 했던 북미정상회담이 난망인 상황에서 북한 정권은 결국 내부 개혁에서 해답을 강구할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일련의 움직임을 지속 추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집권 이후 시장을 거의 통제하지 않고 있는 김정은의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주민들의 민심 변화, 이를 지속적으로 잘 체크해 보면서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시장화 확산을 주도하면서 이를 통한 주민 통제 정책을 확고히 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돈벌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와크(무역허가증)을 틀어쥐면서 이와 같은 권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충성자금 확보에도 주력할 것이다. 주민들은 뇌물을 고여야만 무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못하고 있다.

이제는 개혁만이 살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자유 무역을 통해 생산자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생산자는 곧 주민들, 광부들, 그리고 곡식을 가꾸는 농민들이 될 것이다.

이런 주민들이 세계 주민들과 호흡하면서 자유롭게 무역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주민 소득은 올라갈 것이고, 자연스럽게 김정은 체제에게도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를 개혁하는 게 우리의 과제이자, 북한 주민들이 해결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로도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아직은 과감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과거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물론 김정은 스스로가 개혁개방을 철저히 외면하기 힘들고, 국내자원고갈로 인해 북한 경제의 자립체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 아래 개혁개방 선택 가능성은 잠재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 개인과 김정은 체제가 개혁개방이라는 엄청난 정치적‧행정적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이끌어갈 능력이 될지, 이에 대한 리더십이 어느 정도인지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 올해는 이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을 실행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의 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나서려는 우리에게도 하나의 중요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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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